인간극장 6447회 복사골 모녀 삼대 5부

인간극장 6447회 복사골 모녀 삼대 5부
인간극장 6447회 복사골 모녀 삼대 5부

뜨거운 햇살 아래 경북 영천의 복숭아밭에는 분홍색 트럭 한 대가 쉴 새 없이 오간다. 트럭의 주인은 귀농 12년 차 농부 김은희(54) 씨다. 남편의 사업 부도로 모든 것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뒤 복숭아를 키우며 삶을 다시 일으켰고,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후배 농업인들의 멘토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은희 씨의 밭에는 60년 경력의 농부인 엄마 최순조(76) 씨와 2년 차 새내기 농사꾼 딸 김미래(29) 씨가 함께한다. 엄마에게서 딸로, 딸에게서 손녀로 농사의 시간이 이어진 세 모녀는 같은 복숭아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여름 수확철을 건너고 있다.

9월 4일에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447회 ‘복사골 모녀 삼대 5부’에서는 농사와 강의를 병행하며 쉼 없이 달려온 김은희 씨가 가족과 힘을 나누고, 딸 미래 씨와 복숭아 병조림을 준비한 뒤 모녀 삼대가 다시 복숭아밭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공개된다.

절망 끝에서 돌아온 딸, 복숭아 농부가 되다

절망 끝에서 돌아온 딸, 복숭아 농부가 되다
절망 끝에서 돌아온 딸, 복숭아 농부가 되다

뜨거운 태양 아래 복숭아가 무르익는 계절이면 은희 씨의 하루는 이른 새벽에 시작해 자정이 넘어서야 끝난다. 여문 복숭아를 따고 크기별로 선별해 포장하는 것부터 주문 전화를 받고 택배를 보내는 일까지 직접 챙기느라 수확철에는 한숨 돌릴 틈이 없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무더운 여름이지만 은희 씨에게는 일 년 동안 흘린 땀의 결실을 거두는 시간이다.

12년 전만 해도 은희 씨는 농부가 아니었다. 울산에서 덤프트럭 건설업을 하던 남편 김진곤(55) 씨와 두 아이를 키우며 살아갔지만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가족의 삶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결국 두 아이를 떼어놓고 남편과 함께 고향 영천으로 돌아와 부모님이 평생 일군 복숭아밭에 다시 발을 디뎠다.

갈 곳이 없던 부부는 쓰러져 가는 빈집을 고쳐 살고 남의 밭일까지 하며 버텼다. 귀농 초기에는 거센 태풍에 애써 키운 복숭아를 한순간에 잃는 시련도 겪었다. 그래도 은희 씨는 품종을 바꾸고 판로를 개척하며 다시 일어섰고, 수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농장을 일군 농부로 자리 잡았다.

은희 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버틴 12년은 단순히 농사 기술을 익힌 시간이 아니었다. 가족의 삶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생계를 세우고,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농장을 하나씩 만들어간 시간이었다. 빈손으로 돌아온 딸이 농장주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복숭아 수확철의 하루하루에 겹쳐 있다.

복숭아보다 달콤한 세 모녀의 여름

복숭아보다 달콤한 세 모녀의 여름
복숭아보다 달콤한 세 모녀의 여름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지는 고된 농사일에도 은희 씨 곁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평생 농사를 지어온 엄마 순조 씨와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다 2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딸 미래 씨다. 세 사람은 같은 밭을 지키지만 농사를 대하는 방식과 생각은 조금씩 다르다.

순조 씨는 오랜 농사일로 무릎관절염 수술까지 받아야 할 만큼 몸이 힘들어졌지만 좀처럼 일을 놓지 않는다. 은희 씨가 그만 쉬라고 잔소리해도 이른 새벽 원피스를 차려입고 사위 진곤 씨를 깨워 복숭아 상자를 싣고 오일장으로 향할 정도다. 딸 몰래 복숭아를 팔러 나설 만큼 농사와 장터는 순조 씨의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순조 씨가 무릎관절염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몸이 힘들어도 밭일을 놓지 않는 까닭은 평생 농사와 함께 살아온 시간과 맞닿아 있다. 은희 씨에게는 그런 엄마의 부지런함이 고맙고 든든하면서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하는 모습이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미래 씨는 귀농 전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했다. 홀로 지내며 야위어 가는 딸을 안쓰럽게 여긴 은희 씨가 2년 전 고향으로 불렀고, 미래 씨는 새내기 농부가 됐다. 농사 경력은 짧지만 할머니에게 포장은 예쁘게 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자기 의견이 분명한 MZ 농부다.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결국 세 사람의 발길은 같은 복숭아밭으로 향한다. 60년 농사 경력의 할머니와 귀농 12년 차 엄마, 2년 차 딸이 한 밭에서 부딪히고 서로의 방식을 배워가는 시간이 복사골 모녀 삼대의 여름을 채운다.

복숭아 밭에서 미래를 그리다

복숭아 밭에서 미래를 그리다
복숭아 밭에서 미래를 그리다

절망 속에서 다시 찾은 복숭아밭은 은희 씨에게 생계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공간이 됐다. 태풍 피해와 시행착오를 지나 농장을 안정궤도에 올린 뒤에는 많은 사람에게 농촌의 가치를 알리는 체험농장을 만들기 위해 관련 교육을 듣고 정부 지원 사업을 알아보며 기반을 마련했다.

처음부터 모든 일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귀농 초기에 태풍으로 복숭아를 잃은 뒤에도 은희 씨는 포기하지 않고 품종을 바꾸고 새로운 판로를 찾았다. 한 번의 실패로 농사를 접는 대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찾으며 복숭아밭을 다시 세워갔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이어졌다. 7남매로 자라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일찍 접어야 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해 농사일을 마친 늦은 밤에도 책상 앞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했다. 농업 현장교수로 활동하며 후배 농업인들에게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일도 놓지 않았다.

밭에서 복숭아를 돌보는 일과 후배 농업인을 가르치는 일, 늦은 밤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일은 모두 은희 씨의 하루 안에서 이어진다. 자신이 어렵게 익힌 농사의 길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농촌에서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더 넓히려는 마음이 농사와 공부를 동시에 놓지 않는 이유가 됐다.

5부 줄거리

농사와 강의를 병행하며 쉼 없이 달려온 은희 씨는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7남매와 시간을 보낸다. 어려웠던 시절부터 서로의 삶을 지켜본 형제자매들이 모이면서 바쁜 수확철을 버텨온 은희 씨도 따뜻한 가족애 속에서 다시 힘을 얻는다.

가족에게서 기운을 채운 뒤에는 딸 미래 씨와 함께 복숭아의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선다. 두 사람은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기 위해 가공센터를 방문한다. 직접 키운 복숭아를 수확하고 판매하는 일에 이어 병조림을 만드는 과정까지 엄마와 딸이 함께한다.

쉴 틈 없이 밭을 오가던 세 모녀에게는 모처럼 바다에서 보내는 휴식도 찾아온다. 농사와 가족 사이에서 쉼 없이 움직여온 순조 씨, 은희 씨, 미래 씨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숨을 돌리고, 짧은 휴식을 마친 뒤 다시 자신들의 삶이 있는 복숭아밭으로 돌아간다.

사업 부도의 절망 속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은희 씨가 엄마와 딸의 손을 잡고 다시 일군 복숭아밭은 이제 세대를 잇는 삶의 터전이 됐다. 오일장과 병조림, 체험농장과 배움까지 서로 다른 길이 결국 한 밭으로 모인 세 모녀의 다음 여름은 또 어떤 모습으로 익어갈까?

복숭아밭으로 돌아온 모녀 삼대가 새로운 희망을 일구는 모습은 9월 4일 금요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447회 ‘복사골 모녀 삼대 5부’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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