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575회 컨테이너 집 보미의 꿈

동행 575회 컨테이너 집 보미의 꿈

9월 12일 방송되는 KBS1 ‘동행’ 575회에서는 8년째 작은 컨테이너에서 살아가는 일곱 살 보미와 가족이 더 나은 보금자리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이야기가 공개된다.

육아 고수가 된 일곱 살 보미

육아 고수가 된 일곱 살 보미
육아 고수가 된 일곱 살 보미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보미는 조금 특별한 집에 살고 있다. 드넓은 논밭 한편에 자리한 작은 컨테이너 한 채. 농기구를 보관하는 농막인가 싶지만 보미네 가족은 8년째 이곳에 살고 있다. 엄마와 아빠가 일하느라 집을 비울 때면 네 살 터울인 남동생 석훈이를 돌본다는 보미. 젓가락질 못 하는 동생을 위해 반찬도 얹어주고,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하면 설탕물로 시원한 하드도 만들어 준다.

바지에 실수한 동생을 씻기고 기저귀까지 갈아주는 모양새는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쉴 틈 없이 사고를 치는 동생의 뒷수습을 하면서도 아직 어려서 혼자 치울 줄 모르니 대신해 주는 것뿐이라고 말하는데. 보미가 고작 일곱 살의 나이에 열일곱 살도 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는 이유는 바로 엄마를 돕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는, 어리지만 기특한 딸. 돈 버는 일이 참 힘든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보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가족 앞에서 죄인이 되는 아빠

가족 앞에서 죄인이 되는 아빠
가족 앞에서 죄인이 되는 아빠

9년 전, 아빠는 지인의 소개로 베트남 출신인 엄마와 처음 만났다. 부모님을 깍듯하게 모시는 부지런한 엄마의 모습에 확신이 섰다는 아빠. 지금까지도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아내를 볼 때면 늘 미안할 뿐이다.

오랜 당뇨와 목 디스크 파열로 힘든 일을 못 하는 아빠는 고정적인 돈벌이가 없는 상황이다. 가끔 지인들의 농사일을 돕고 품삯을 받는 게 전부라는데. 할머니와 함께 매년 마늘 농사를 짓지만, 할머니의 은행 빚을 갚느라 빠듯한 상황이다. 결국 보미네 생계는 엄마가 마늘 공장에서 일하며 받는 월급으로 꾸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한 달 180만 원은 네 식구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한 상황. 그래서 엄마는 매일같이 공장 일을 하면서도 주말 특근은 물론 농번기 때 이웃집 품삯 일도 마다하는 법이 없다. 열악한 컨테이너 집을 벗어나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그리고 심장병이 있는 친정 엄마를 위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일하는 아내와, 어른스레 동생을 챙기는 보미를 볼 때면 아빠는 늘 죄인이 되는 기분이다.

지키고 싶은 약속

지키고 싶은 약속
지키고 싶은 약속

가로 6미터, 세로 3미터짜리 중고 컨테이너. 행여 사고라도 날까 싶어 가스레인지조차 설치하지 못하고, 싱크대에서 샌 물은 방까지 흘러들기 일쑤다. 여름이면 매일 밤 벌레를 잡아야 하고, 겨울이면 아이들이 폐렴을 달고 살아야 하는 지긋지긋한 컨테이너살이. 보미네는 벌써 8년째, 이 생활을 견디고 있다.

아이들을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에 단칸방이라도 얻어보려 발품 팔기를 여러 차례. 하지만 보증금에 월세까지 엄두가 나지 않아 늘 포기해야 했다. 더 시급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3년 안에 부모님의 대출을 갚지 못하면 할머니의 밭은 물론 보미네가 살고 있는 컨테이너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아빠는 아이들에게만큼은 빚을 물려주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하루빨리 빚을 청산해, 베트남 외갓집에 다녀오기로 한 보미와의 약속도, 언젠가 아파트에 살게 해 주겠노라 신혼 초에 아내에게 했던 약속도 지키고 싶다는 아빠.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아빠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여덟 해 동안 컨테이너에서 버텨온 가족에게 더 나은 집은 단순히 생활 공간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아이들과 아내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보미네 가족은 빚을 갚고 지금보다 안전한 보금자리에서 함께 살아갈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보미와의 베트남 외갓집 약속과 아내에게 했던 더 나은 보금자리의 약속을 지키고 싶은 가족의 이야기는 9월 12일 토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되는 KBS1 ‘동행’ 575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