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동연구팀, 피부에 닿는 자외선이 기억력 저하에 미치는 영향 입증

6월 27, 2024 - 12:35
서울대학교 공동연구팀, 피부에 닿는 자외선이 기억력 저하에 미치는 영향 입증
사진제공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내 연구진이 자외선 노출이 기억 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 이하 진흥원)은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윤경노 박사, 정진호 교수, 이동훈 교수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선용 석사, 이용석 교수 연구팀이 피부에 닿는 자외선이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피부는 보호 장벽의 역할을 넘어「제3의 뇌」라고 불릴 만큼, 독립적으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생산·조절하는 신경내분비 기관이다. 특히, 피부는 자외선에 반응하여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데, 이러한 신경전달물질 변화는 뇌와 신경에 전달되는 신호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 신경전달물질: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세포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는 화학물질로, 뇌의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요 신경전달물질로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프네프린, 엔도르핀, 옥시토신 등이 있으며, 도파민은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로, 기억, 학습, 운동, 행복 등과 연관이 있다.

본 연구팀은 피부에 닿는 자외선과 뇌 기능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밝히고 특히, 자외선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생쥐 피부에 6주간, 총 18회 자외선을 쪼인 후 뇌의 기억 형성, 신경 발생 및 시냅스 가소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장기적인 자외선 노출은 신경생리학적으로 신경 발생과 시냅스 가소성을 악화시키고, 도파민 뉴런 분화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켜, 피부에 닿는 자외선이 기억력 저하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시냅스 가소성: 신경세포 접합부의 전달 효율이나 결합 양상의 지속적인 변화

자외선에 노출된 생쥐는 새로운 물체와 위치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미로에 두어 기억 능력을 평가했을 때에도 공간 및 작업 기억 능력이 유의하게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에 닿는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이 중추 신경계와 피부를 포함한 말초 기관의 도파민 수준을 변화시켜, 해마 기억 상실과 신경 발생 장애와 같은 신경 행동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연구를 주관한 서울대학교병원 정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외선이 신경 행동에 미치는 기본 메커니즘을 밝혀내, 뇌 분야에 대한 신경학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말하며, “자외선 노출로 인한 부정적인 신경학적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 도파민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리학적 전략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피부과학 응용소재·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세계적 과학 학술지인 ‘실험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저널에 게재됐다.

※ 게재 논문 정보

- 저널명: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8, JCR 상위 4.8%)

- 논문명: Chronic ultraviolet irradiation induces memory deficits via dysregulation of the dopamine pathway

- 저자정보: (제1저자) 윤경노 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김선용 석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교신저자) 정진호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이용석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이동훈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자료 문의>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이동훈 교수(010-9127-0127)

주요 연구내용

1. 연구의 필요성

피부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생산·분비하는 독립적인 신경내분비 기관으로, 종종 "제3의 뇌”로 불린다. 피부는 신경으로 뇌와 연결되어 있으며, 말초신경, 신경내분비 축, 피부호르몬 시스템, 그리고 면역 시스템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피부 국소환경을 조절하는데, 특히 피부말초신경과 피부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은 피부세포 성장, 염증, 소양증, 상처치유에 영향을 미친다. 피부는 다양한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고 조절함으로써 인체의 바이오리듬과 생체신호를 조절하는데, 뇌에서 조절되지 않고 피부의 국소환경 변화에 따라 독립적으로 조절되며, 생체 항상성 적응을 위해 외부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피부-뇌 신호전달을 매개한다. 자외선(UV)에 대한 연구에서 카테콜아민(catecholamine), 세로토닌(serotonin), 멜라토닌(melatonin), 코르티코트로핀(corticotropin) 등의 요소가 피부 노화와 관련되어 있으며, 피부 노화에 따른 신경호르몬 변화를 이해하여 뇌에 전달되는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2. 연구내용

피부에 주어진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은 기억 형성, 신경 발생 및 시냅스 가소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피부와 부신, 뇌의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자외선 노출은 특히 도파민 뉴런 분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켜 기억력 결핍을 초래하였다. 그러나, 도파민 D1/D5 수용체 길항제(Dopamine D1/D5 receptor antagonist)의 전신 투여는 자외선 조사 생쥐의 기억, 신경 발생, 시냅스 가소성 악화를 유의하게 완화시켰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장기간 자외선 노출이 중추 신경계와 피부를 포함한 말초 기관의 도파민 수준을 변화시켜, 해마 기억 상실 및 신경 발생 장애와 같은 신경 행동 변화의 기초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자외선이 뇌 기능, 특히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자외선 노출로 인한 신경학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잠재적 치료 전략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뇌 기능과 자외선 노출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밝혀, 신경학적인 건강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뉴스미터 박분도 기자 뉴스미터 박분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