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민국 산청별곡, 산청에 살어리랏다

7월 20, 2024 - 17:27
고향민국 산청별곡, 산청에 살어리랏다
사진제공 = EBS 고향민국

고향민국

산청별곡, 산청에 살어리랏다

‘산고수청(山高水淸)’, 이름 그대로 산 높고 물 맑은 고장

경호강, 덕천강 등 맑은 물이 있고

지리산, 왕산, 황매산 등 좋은 산 또한 자리 잡고 있다.

선비의 고장이자 약초의 고장이기도 한 산청.

산이 깊고 물이 맑은 덕에

산야로는 1,000여 종의 야생 약초가 자생하고,

오래된 돌담길에는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룬 대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선비 정신이 흐르는 땅이다.

대한민국 힐링 여행지,‘동의보감촌’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한옥 마을, ‘남사예담촌’

도보여행의 성지, ‘지리산 둘레길’

래프팅과 은어잡이를 즐길 수 있는 물길 여행지, ‘경호강’까지

수려한 자연경관과 풍부한 문화유산,

그리고 후~한 인심이 기다리는

경상남도 산청군으로 힐링 바캉스, 떠나본다!

*방송일시 : 2024년 7월 22일(월) ~ 7월 25일(목) 저녁 7시 20분, EBS1

1부. 산청, 여름을 부탁해 – 7월 22일 (월) 저녁 7시 20분

거울처럼 맑은 강, 경호강

남강(南江)의 상류부에 속하는 길이 32km의 하천이자 국내 3대 래프팅 명소 중 한 곳인 경호강.

경호강은 강폭도 넓고 수량이 풍부해 래프팅에 최적화된 강이다. 그래서 매년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경호강에서 래프팅을 즐기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유속이 느린 구간과 급류를 오가며 즐기는 경호강 래프팅은 짜릿함과 시원함 뿐 아니라 물놀이하는 우리 모두를 동심의 세계로 이끈다.

이번 여름은 시원한 경호강 래프팅 타러 가보는 게 어떨까.

여름의 강태공들 산청, ‘은어 낚시’

경호강 줄기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강태공들도 만날 수 있다.

경호강엔 다른 강에 비해 호박돌이 많이 분포해 있고, 그 돌엔 은어가 먹고 자라는 이끼가 많다. 그래서 경호강에는 1급수에 사는 은어가 많이 서식한다.

은어 낚시는 잡는 방법이 독특하다. 일반적인 미끼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은어를 미끼로 써서 잡는다. 이것을 ‘씨은어 놀림낚시’라고 한다. 은어를 미끼로 쓰면 자기의 영역을 지키는 습성이 있는 은어는 미끼 은어와 싸우게 되고 그때 숨겨놓은 낚싯바늘로 은어를 낚을 수 있는 것.

은어 낚시 성지로 알려진 산청의 경호강.

그곳에서 여름 한 철만 나는 은어 낚시의 손맛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은어의 고기 맛까지 맛본다.

푸른빛이 완연한 지리산 품속에 폭 안겨 있는 천년 사찰, 대원사

지리산 속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사찰, 대원사는 신라 시대 진흥왕 때 연기조사라는 큰스님께서 창건한 이후로 여러 전란을 만나고 세월이 흐르며 대원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는 비구니 스님들이 참선 정진하는 우리나라 3대 비구니 사찰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놓은 다층석탑(보물 제1112호)이 서 있는 천년 고찰. 스님들이 고요함 속에 정진하는 이곳, 비구니 사찰에서는 경내를 걷는 것만으로 마음이 차분하게 내려앉는다. 덕분에 이 산사로 많은 이들이 템플스테이를 하러 오기도 한다.

대원사 옆으로 이어진 계곡 길은 옛 선인들이 유람 중 탁족처로 사용했던 곳. 작가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탁족처로 꼽기도 했다.

마음의 별을 따서 가져가는 곳, 간디 숲속 마을

‘평생 별 보면서 사는 거지, 죽을 때까지. 이게 즐거움이지.’

도시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꿈도, 낭만도 잊고 살았던 김도현·정정교 씨 부부. 그러다 우연히 ‘아빠는 행복해? “라는 둘째 아이의 말을 듣고, 꿈을 찾아 귀촌하기로 결심. 공기 맑고 광해가 없어 별이 잘 보이는 산청으로 왔단다.

어린 시절 꿈인 ’별 보기‘를 실현하기 위해 손수 관측소를 설계해 짓고, 망원경도 하나하나 직접 만들었다. 그렇게 버튼 하나를 누르면 천장이 열리는 천문대를 만들었다. 이곳에선 눈에 쏟아지는 별을 담을 수 있다.

한여름 밤의 꿈과 낭만이 함께 머무는 곳, 산청으로 별 따러 가보자.

2부. 산청, 한방 힐링 여행 – 7월 23일 (화) 저녁 7시 20분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테마파크, 한방휴양 관광지

왕산과 필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동의보감촌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 체험 시설이다. 2007년 개관한 한의학박물관을 비롯해 한방테마공원, 한방기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 거리와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또, 동의보감촌에선 매년 힐링 아카데미를 운영해, ’공진단 만들기‘, ’배꼽왕뜸‘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동의보감촌의 랜드마크인 하늘다리, ’무릉교‘를 지나 한방기체험장에서는 땅의 기운을 전해준다는 ‘귀감석’을 안고 건강과 소원을 비는 체험객들이 많다.

한방과 힐링이 함께하는 동의보감촌을 시작으로 힐링 여정이 시작된다.

인간에게 가장 이로운 잇꽃, 홍화꽃

지리산 아래 만개한 붉은 꽃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바로 잇꽃, 홍화꽃이다. 인간에게 가장 이롭다고 해서 잇꽃이라 불리게 된 것. 동의보감에도 혈액순환과 뼈 건강에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홍화꽃은 6월 중순, 꽃잎이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할 때 꽃을 따서 말린다.

눈에만 담아도 예쁜 이 꽃은 예로부터 화장품인 연지곤지 원료로도 많이 쓰이고, 우려서 차로도 먹는다. 또 홍화씨는 기름을 짜거나 가루를 내먹기도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버릴 게 없다는 홍화는 보기에 좋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으니 우리 몸에 이보다 이로운 꽃이 있을까?

낭만을 가득하게~ 뜨거운 참숯가마 찜질

‘요즘 이렇게 즐길 곳이 없잖아요. 이렇게 하는 곳이 없다 보니까 그거 자체가 어떻게 보면 진짜 낭만 그 자체죠.’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이곳. 황토가마를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참숯을 만드는 곳이자, 사람들의 땀을 쏙 빼게 해 주는 전통 참숯가마다. 국내산 참나무로 구운 이곳의 참숯은 인근 음식점에 팔리거나 장식용, 새집 증후군 등으로 숯을 찾는 사람들에게 팔린다고 한다.

숯 꺼내는 작업이 끝나면 가마 앞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사람들. 바로 찜질을 하려는 사람들이다. 이곳에서 찜질하며 자신만의 힐링 타임을 갖는다.

모든 생명에 감사하고, 온 세상의 화평을 기원하다

지리산자락에 있는 작은 암자엔 사찰음식 명장, 대안스님이 있다. 대안스님의 단지엔 각종 청과 발효액, 된장, 고추장들이 가득하다. 30여 년 동안 사찰음식을 연구한 스님의 밥상 원칙 중 하나는 모든 식재료는 자연에서 채취하거나 직접 농사지어서 쓴다. 또 하나는 모든 과정에 정성을 쏟는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갖고 전통 사찰 음식부터 퓨전 사찰 음식까지 만드는 대안스님. 항상 모든 생명에 감사하고 온 세상의 화평을 기원하며 음식을 만든다. 그래서일까? 스님의 밥상엔 건강과 위로가 함께 한다.

사찰음식 명장이 전하는 건강한 한 끼가 있는 산청으로 힐링 여정을 떠나본다.

3부. 산청, 길 따라 만나는 옛이야기 – 7월 24일 (수) 저녁 7시 20분

지리산의 자연과 마을,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길

‘세계에서 가장 긴 야생화길’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지리산 둘레길. 그중 하나인 동강-수철 구간은 자연의 내음이 그득한 코스다. 총길이 약 12.1km에 달하는 그 길에서 첫 번째로 만난 곳은 상사폭포다.

상사폭포는 수정과 같이 맑고 깨끗한 물이 3단으로 떨어지는데, 이를 보면 물에 손과 발을 담그지 않아도 시원함이 잔뜩 전해져온다. 상사폭포를 뒤로 하고 이어진 길에선 들꽃 모니터링단을 만나 동행한다. 그들과 함께 산길을 걸으며 지리산에 있는 야생화를 보고 만지며 지리산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된다.

둘레꾼들이 동강에서 수철 구간의 코스를 걸으면 꼭 가봐야 한다는 ‘산불 감시초소’. 탁 트인 지리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지리산을 걷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산청, 지리산 둘레길로 떠나본다.

논고둥가리장,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추억의 맛

산청의 향토 음식인 ‘논고둥가리장’. ‘가리’는 가루란 말. 버섯, 전복을 갈아 넣고, 찹쌀, 맵쌀, 들깨, 흑임자 등 총 7개의 가루가 들어간다. 된장이나 고추장을 없이 이 다양한 가루들로 걸쭉하게 끓이는 게 특징이다.

먹을 게 없던 시절,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추억의 맛을 되살려 만들었다는 논고둥가리장. 따뜻한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산청의 향토 음식이다.

경호강의 두 위인, 문익점과 성철스님

경호강 70리 물길을 따라 떠나는 여정-

그 길에서 처음 만난 곳은 문익점을 기리는 도천서원이다. 산청 출신인 문익점은 우리나라에 목화씨를 전파해 의류 혁명을 불러일으켜 백성들의 삶을 변화시킨 학자다. 그는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어와 우리나라 최초로 산청에서 목화를 재배했다.

도천서원을 거쳐 이어지는 경호강 물줄기는 성철스님의 숨결이 깃든 곳으로 향한다. 경호강 강변에 자리한 겁외사는 성철스님 생가터에 지은 사찰로,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수행과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성철스님. 겁외사에서 스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다시 길을 떠난다.

잘 가꿔진 정원이 있는 사찰

‘좋으니까 하는 거지, 계기가 어딨겠어요.’

수선사의 여경 스님은 매일 소쿠리에 잡초를 가득 채우며 하루를 시작한다. 30년이 넘게 홀로 수선사에 연못과 정원을 만들어 가꾸고 있는 여경 스님. 이곳에서 스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그렇다 보니 가장 친한 벗은 호미요,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는 일도, 나무의 가지 치는 일도 모두 수행의 일부라 한다.

찾은 이들이 마음의 안식과 평안을 얻길 바라는 스님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곳, 수선사.

포근하고 따스한 수선사에서 몸과 마음의 쉼을 얻어가면 어떨까.

4부. 산청, 선비의 고장 – 7월 25일 (목) 저녁 7시 20분

배산임수의 터, 그곳에 깃든 선비 정신

‘실천하지 않는 학문은 죄악’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룬 실천 성리학의 대가 남명 조식. 평소 지리산 천왕봉을 좋아했던 그는 1561년 환갑을 맞이하던 해, 이곳 산청으로 와 산천재를 지었다. 이곳에서 말년을 보내며 후학을 양성했다.

선비의 실천을 중시했던 남명 조식은 평생 벼슬길에 오르지 않고 처사로 남아 학문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그 덕에 걸출한 제자를 많이 배출한 남명 조식. 특히 임진왜란 때 곽재우, 정인홍 등 그의 문하에서 수많은 의병장과 의병이 배출된 것은 남명 조식의 실천 철학에서 기인한 것. 그의 가르침은 후대에 큰 울림을 전한다.

남명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게 되는 백운동 계곡. 그곳엔 ‘남명선생장구지소(南冥先生杖屨之所)’라고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이 뜻은 ‘지팡이를 짚고 몸소 오셨던 장소다’라는 뜻으로 그만큼 남명 선생이 즐겼다는 지리산의 청정 자연을 엿볼 수 있다.

남명 선생이 좋아할 만큼, 때 묻지 않고 맑은 계곡의 경관은 속이 뻥 뚫릴 듯하다.

지리산 청정 자연에서 자란 특산물

흑돼지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제주도를 떠올리기 마련일 것이다. 하지만 지리산 청정 자연에서 자란 산청의 흑돼지의 맛보면 그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에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특히나 산청은 예로부터 명품 곶감을 생산하기로 유명한 곳. 그 때문에 겨울이 되면 홍시가 엄청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이 홍시 하나를 통째로 넣어 단맛을 낸 지리산 흑돼지 제육볶음은 어떤 맛일까?

예스러운 담을 따라 만나는 전통

‘우리나라 아름다운 마을 1호’인 남사예담촌. 과거 학문을 숭상한 많은 선비를 배출한 유서 깊은 한옥 마을이다. 특히 국가 등록 유산으로 등록된 마을의 옛 담장은 고풍스러운 정취를 선사한다. 봄이면 담쟁이가 올라오고 가을엔 담쟁이에 단풍이 들면 더 예스럽고 멋스러운 곳이다.

그 옛 담길 따라, 발길인 닿은 곳은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최씨고가. 월강 고택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큰 규모로, 남부지방의 전통적인 사대부 한옥이다. 농기구, 곡물 등을 보관하던 광채엔 옛 부를 누렸던 최씨 집안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월강 고택을 지나 보면 우리네 소리가 들리는 곳에 다다른다.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은 기산 국악당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국악 공연을 열고 있다. 이곳에서 전통 국악 공연을 보며 선비의 멋과 흥을 느껴볼 수 있다.

자연의 색을 물들이다

남사예담촌에 자리 잡은 한 한옥. 총천연색 천들이 하늘하늘하게 흩날리는 이곳엔 어머니 때부터 이어온 전통 염색가가 있다. 오로지 쪽잎과 물로만 염색하는 생쪽 염색.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어느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천연 염색은 건강하고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가 염색에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는 이유다.

지리산이 선사하는 모든 것이 염료가 되고, 그 속에서 자연의 색을 찾아 만드는 전통 염색가 박연진 씨. 오늘도 지리산자락에서 고되고 지난한 작업을 하는 그를 만나본다.

전통과 자연이 어우러진, 그리고 그것들을 벗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산청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