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BOOKS 신간 보도자료 < 칸트의 실천이성비판>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1월 15, 2024 - 19:37
EBS BOOKS 신간 보도자료 < 칸트의 실천이성비판>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칸트의 실천이성비판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계몽주의 철학의 완성자, 칸트

근대 철학의 기초를 닦은 저작 『실천이성비판』을

칸트 철학에 대한 충실한 해석으로 읽는다!

박정하 지음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근대철학 > 근대철학 일반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사

200쪽|2도|무선|값 13,000원

128*188mm|2023년 12월 30일

ISBN 978-89-547-8269-2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서양 철학사의 저수지 칸트에게서 그 답을 구한다

흔히 칸트는 서양 철학사의 중앙에 자리 잡은 가장 큰 저수지에 비유된다. 칸트 이전의 철학은 모두 칸트로 흘러들어 갔고 칸트 이후의 철학은 모두 칸트로부터 흘러나왔다는 의미에서다. 그런 칸트의 저작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통 ‘3비판서’라고 부르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이다. 칸트 철학을 전공하고 다년간 3비판서를 직접 읽고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박정하 교수가 이 중 칸트의 윤리학이 집약된 『실천이성비판』의 핵심 개념들을 최대한 포괄하며 충실하고 치밀한 독해를 시도했다.

『실천이성비판』은 칸트의 책 중에서도 계몽주의의 완성자이며 철학적 모더니티(modernity)를 성숙시킨 칸트 철학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책이다. 아울러 칸트가 자신의 새로운 철학을 본격적으로 펼치는 출발점에 해당한다. 여기서 얻은 내용을 디딤돌로 하여 칸트는 실천 철학을 더 본격적이고 구체적으로 넓혀나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에 미친 철학적 영향이나 현재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에서도 『실천이성비판』은 오늘날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인간 존엄성에 든든한 토대를 제공하며, 현대의 주요 윤리 이론 중 하나인 의무주의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실천이성비판』에서 칸트의 질문은 ‘이성의 실천적 사용’을 향한다고 밝힌다. 즉『실천이성비판』에서 칸트의 과제는 실천 이성이 어떻게 의지를 규정하여 우리가 의무를 지키게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며, 달리 말해 이는 실천 이성이 어떻게 우리를 도덕적 존재가 되게 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신에서 인간으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군 칸트

근대 이성을 완성하다

칸트는 근대 계몽주의의 완성자라 평가받는 철학자이다. 근대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각 개인을 주체로 확립했다는 점이다. 중세의 신중심주의에서 근대의 인간중심주의로의 이행, 이것이 칸트가 이룩한 저 유명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다. 그런데 이때 인간을 세계의 중심에 위치시켰다고 할 때의 ‘인간’은 개인을 가리킨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개인이 주체가 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어떤 권위나 힘의 강제도 받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는 것이 바로 자율적인 근대 주체의 모습이다. 결국 주체를 주체이게끔 하는 실질적 내용은 바로 이성이다. 자신의 이성을 스스로 사용할 수 있을 때에만 개인은 비로소 주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을 주체로 확립했다는 것은 각 개인이 바로 이렇게 자율적으로 이성을 사용할 능력을 가진 존재임을 확립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칸트는 근대적 이성의 핵심을 ‘비판’이라고 보았다. 비판적 이성은 한편으로는 권위와 힘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기존 권위에 의해 진리로 강변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검토하여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따지는 이론적 활동으로, 다른 한편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절대적으로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실천적 활동으로 나타난다. 칸트는 바로 이러한 이성을 확립하고 정당화했기 때문에, 근대 이성의 완성자라 평가받는 것이다.

칸트는 근대 철학의 핵심 명제인 ‘주체의 확립’을 철학적으로 논증했다. 이때 도덕의 원천은 자율(Autonomie), 즉 의지의 자기 입법성에 있다. 자율은 자유(Freiheit)를 의미한다. 근대를 이해하는 단서가 되는 핵심 개념인 자유는 칸트에 의해서 철학적 토대를 얻었다. 그 점에서 『실천이성비판』은 바로 근대 철학의 기초를 닦은 저작이라 평가된다.

실천 이성이란 무엇인가?

이성의 실천적 사용을 둘러싼 비밀을 밝히다

칸트의 대표작인 ‘3비판서’(『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 비판』)의 제목에 ‘비판’이라는 말이 모두 붙어 있다는 사실은, 바로 이성의 주된 능력이 비판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순수 이성’과 ‘실천 이성’, 두 개의 이성이 등장해서 칸트가 이성을 왜 둘로 나눈 것인지, 둘은 다른 것인지 같은 것인지, 같다면 왜 이름을 달리 쓰는지 등이 궁금해진다. 결론적으로 말해 두 이성은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름을 둘로 나누어 달리 부를까? 하나의 이성이 서로 다른 관심과 영역에서 사용되면서 역할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이성은 이론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고 실천적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이미 존재하는 대상을 파악하고 세계에 대한 앎을 얻고자 하는 이론의 영역에서 이성을 사용할 때, 앎을 얻기 전에 경험에 앞서 우리에게 이미 주어져 있어서 이 앎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원리, 즉 ‘선험적 원리’를 이성이 제공해준다. 반면에 실천의 영역에서 이성을 사용할 때 우리는 행위의 궁극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이성은 우리의 의지를 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결국 실천 이성은 우리의 의지가 삶의 궁극적 목적, 예를 들면 선과 같은 것을 추구하도록 규정하는 능력이다. 달리 말해 이성을 실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우리 의지가 선만을 추구하도록 이성을 통해 규제하고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하나의 이성이 한편으로는 우리 앎의 가장 근본적 틀과 원리를 제공해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의지가 선을 추구하도록 규정해주는 전혀 다른 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런 이성의 두 기능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탐구할 수밖에 없다. 이 중 첫째 과제를 『순수이성비판』에서 탐구했고, 『실천이성비판』에서는 둘째 과제를 탐구한 것이다.

결국『실천이성비판』에서 칸트의 과제는 당위의 세계, 도덕의 세계의 전모를 파헤치는 작업이었다. 이것은 행위의 영역, 도덕의 영역, 가치의 영역이었다. 칸트에게 이 영역은 과학과 사실의 영역으로 국한되지 않는, 또 하나의 풍부하고 오히려 더 중요한 영역이었다. 따라서 칸트는 과학의 틀 속에 들어올 수는 없지만 사실은 인간에게서 더 중요한 문제를 올바로 다룰 수 있는 올바른 철학이 필요함을 주장했던 것이다. 바로 그러한 올바른 철학, 즉 ‘진정한 형이상학’의 중요한 내용이 『실천이성비판』에서 제시되고 있다.

인간 존엄성의 든든한 토대,

살아 숨 쉬고 있는 저작 『실천이성비판』의 의미

『실천이성비판』에서 제시되는 칸트의 윤리학은 오늘날에도 단순히 역사적 가치가 있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주류 윤리학의 논의에서도 중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칸트는 도덕적 규범의 정당화에 관한 중요한 대화 상대자로 대접받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칸트 윤리학은 현대의 규범 윤리학이 갖추고자 하는 최소 조건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칸트는 윤리학에서 상대주의, 회의주의, 독단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칸트는 도덕적 판단과 도덕적 행위는 개인적 감정이나 자의적 결정에 관한 문제가 아니며, 또한 사회적 문화와 유산, 생활양식, 혹은 관습의 문제도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칸트는 도덕의 원리를 설정하고 이를 근거로 윤리 문제에 접근해 가고자 한다. 그리고 윤리학의 영역에서 현대의 논의를 지배하는 공리주의 이론에 대해 자율과 정언 명법을 내세우면서 도덕 원리에 대한 대안적 접근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실천이성비판』은 오늘날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인간 존엄성에 든든한 토대를 제공하며, 현대의 주요 윤리 이론 중 하나인 의무주의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실천이성비판』은 철학사에서 역사적인 가치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이론적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대면해야 할 살아 있는 저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