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754회 가정의 달 기획 “집, 행복을 담는 그릇” 2부 마당 깊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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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에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54회 ‘가정의 달 기획 “집, 행복을 담는 그릇” 2부 마당 깊은 집’ 편에서는 가족의 허기를 채우고 상처를 어루만져 온 마당의 의미가 경북 영양, 경남 거제, 강원 삼척의 밥상을 통해 공개된다.

비어 있어 무엇이든 담고, 열려 있어 누구든 품어온 공간이 있다. 아파트가 익숙해진 시대에도 어떤 이들에게 마당은 여전히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가족의 품이며, 슬픔을 달래는 치유의 자리로 남아 있다. 집 마당에서 음식을 나누며 삶을 이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인의 밥상은 우리 삶 속 마당이 품어온 정과 기억을 다시 들여다본다.

어머니의 품을 닮은 마당, 가족을 부르다 –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의 오래된 황초굴을 품은 마당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번진다. 교사였던 박휘석 씨는 15년 전 고향 영양에서 담배를 말리던 황초굴을 보고,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할 풍경을 떠올리며 그 땅을 사들였다.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집은 이제 손주들이 곳곳을 탐험하는 동화 같은 놀이터가 됐다.

할아버지가 만든 목재 식탁과 의자, 할머니 한상숙 씨가 심은 산나물, 마당 곳곳에 남은 아이들의 흔적에는 아들·딸 가족을 맞이하는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다. 휴일마다 대가족이 모이는 마당에서는 그곳에서 난 재료가 밥상으로 이어진다.

산나물 김밥과 어수리 김치는 아이들의 별미가 되고, 다슬깃국과 할아버지표 통삼겹살구이, 땅두릅차돌박이말이는 손주와 자식들을 위한 정성스러운 한 상이 된다. 박휘석 씨 가족의 추억은 오늘도 어머니의 품을 닮은 마당에서 따뜻한 애정과 함께 자라난다.

바다를 마당 삼은 가족의 시간이 이어지다 – 경상남도 거제시 능포동

경상남도 거제시 능포항 앞바다를 삶의 마당으로 삼은 가족도 있다. 박삼선 씨 가족에게 바다는 생계를 잇는 터전이자 가족을 묶어주는 넓은 공간이다. 도심의 스트레스가 깊어질수록 박삼선 씨는 어린 시절 해산물을 잡고 놀던 바다를 그리워했다.

5년 전부터 바다에 기대어 살아온 그는 선배 해녀들의 다정한 이끌림 속에서 막내 해녀로 새로운 바다살이에 적응하고 있다. 조선소에 다니던 남편 장성수 씨는 해녀가 된 아내의 일을 함께 도우며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딸과 아들도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뒤에야 갑자기 해녀가 된 엄마의 선택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능포항 작업장은 이제 박삼선 씨 가족에게 집보다 더 집 같은 공간이 됐다. 바다라는 삶의 마당을 함께 쓰는 선배 해녀들은 또 다른 식구가 됐다. 친정아버지가 좋아했던 군소무침, 부모님을 도우러 온 남매를 위한 모둠 해산물과 성게미역국, 부부가 즐긴다는 미역귀찜까지, 너른 바다가 내어준 식탁에는 풍요로움과 가족의 온기가 함께 오른다.

딸을 위해 가꾼 정원, 부부를 품다 –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원덕읍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원덕읍 동작골에는 벚나무와 꽃, 산나물이 계절마다 피고 지는 마당이 있다. 딸을 떠나보낸 뒤 깊은 슬픔에 잠겼던 김상아, 김민서 씨 부부는 이곳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었다. 6년 전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딸을 잃은 부부는 도시 생활을 내려놓고 삼척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세상을 떠난 딸을 위해 마당을 가꾸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마당은 오히려 부부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공간이 됐다. 남편 김상아 씨는 라디오 DJ로 살던 때처럼 음악으로 마당을 채우며 외벽과 정원을 돌보고, 아내 김민서 씨는 산나물을 뜯어 아궁이에 불을 지핀 뒤 식사를 준비한다.

서로의 빈 마음을 살피며 자연의 품에서 딸을 위한 정원을 돌본 두 사람은 해가 바뀔 때마다 조금씩 웃음을 되찾았다. 마당에서 채취한 산나물은 산나물만두와 산나물밥, 산나물전이 되어 봄의 향을 더하고, 뒷산에서 재배한 표고버섯으로 만든 표고버섯전은 식탁에 고소함을 보탠다. 그 밥상에는 가슴 깊이 묻은 슬픔을 지나 서로의 온기를 붙들고 살아온 부부의 시간이 담긴다.

가족을 불러 모은 영양의 마당, 바다를 삶의 공간으로 삼은 거제의 가족, 딸을 위해 가꾼 삼척의 정원 이야기는 5월 14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54회 ‘가정의 달 기획 “집, 행복을 담는 그릇” 2부 마당 깊은 집’ 편에서 공개된다.

출처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