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춘천으로 떠난 이만기, 낭만 열차를 타고 카누 만드는 특전사와 만나다!

8월 24, 2023 - 10:07
<동네 한 바퀴> 춘천으로 떠난 이만기, 낭만 열차를 타고 카누 만드는 특전사와 만나다!
<동네 한 바퀴> 춘천으로 떠난 이만기, 낭만 열차를 타고 카누 만드는 특전사와 만나다!

234회

<동네 한 바퀴>

춘천으로 떠난 이만기, 낭만 열차를 타고 카누 만드는 특전사와 만나다!

간직하고 싶다, 그 여름 - 강원도 춘천

방송 : 2023년 8월 26일 (토) 오후 7시 10분 KBS 1TV

▶ 추억의 기차 타고 떠나는 춘천 한 바퀴

1939년 경춘선 개통과 함께 간이역으로 문을 열었던 강촌역. 젊음의 성지라 불렸던 옛 강촌역은 통기타를 든 청춘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여들었던 곳이다. 세월이 흘러 역사를 이전하면서 그때의 경춘선 열차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지만, 옛 철길에서 추억의 낭만 열차를 타볼 수 있다. 동네 한 바퀴 234번째 여정은 간직하고 싶은 삶의 이야기로 가득한 동네, 강원도 춘천으로 떠나본다.

▶ 손수 가꾼 정원에서 일군 모녀의 자연밥상

춘천 서면 당림리 외진 산자락을 거닐다 보면 나무와 꽃들로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을 볼 수 있다. 예쁜 정원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자 가족의 마당이기도 한 이곳은 2년 전 귀촌한 서미순, 김해수 부부의 반려정원이다. 허허벌판 콩밭을 하나뿐인 딸에게 선물하고자 10년을 넘게 가꿔 지금의 정원을 만들었다는 부부. 몇 년 전 딸네 부부와 손주들까지 귀촌해 함께 살게 되면서 3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 된 이곳이 얼마 전부턴 자연스레 가족들의 일터가 되고 있다. 자연음식 연구가였던 어머니 서미순 씨가 정원 속 텃밭 농작물을 활용한 밥집을 열어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정원에서 캔 꽃과 나물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모녀.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좋은 모녀의 건강한 자연밥상을 맛본다.

▶ 열혈 특전사의 카누는 내 인생

동면 장학리의 외딴 길목. 카누를 가뿐히 짊어진 채 걸어가는 전(前) 특전사 대원들. 훈련 중인가 싶어 따라간 곳은 배를 만드는 작은 공방이다. 알고 보니 옛 특전사 동지들과 카누를 몰고 소양강 환경 정화를 하고 오는 길이었을 뿐, 본업은 카누 제작자라는 조선기 씨. 13년 전, 어학연수 차 떠난 필리핀에서 우연히 바다 위 카누를 타는 모습에 반해 그때부터 카누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에 돌아와 독학과 연구 속에 드디어 멋진 카누를 완성하게 됐지만, 국내에선 생소하기만 했던 카누. 한 대조차도 팔기 힘든 혹독한 현실에 늘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5년 만에 카누를 구매하는 이들이 생기고, 몇 년 전부터는 춘천 소양호로 백패킹 오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카누의 매력에 흠뻑 빠진 열혈 특전사를 만나본다.

▶ 55년간 황제와의 약속을 지켜온 에티오피아 커피집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 유엔군 중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병했던 에티오피아.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기념비가 세워진 공지천 근방을 '이디오피아 길'로 지정했다. 그 길에서 이국적인 카페를 발견한 동네지기 이만기. 바로 55년간 3대에 이르기까지 단 하루도 쉰 적 없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두커피 집이자, 에티오피아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1대인 부모님이 에티오피아에 대한 고마운 마음에 기념탑을 짓고 카페를 연 것이 시초가 되었단다. 당시 생소했던 로스팅 커피는 화제가 되어 수많은 대학생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그 결과 춘천하면 떠오르는 추억의 명소가 되었다는데. 커피를 볶는 것부터 내리는 방식까지 `분나 마프라트`라는 에티오피아 전통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는 2대 사장 부부. 하루도 커피 향이 나지 않는 날이 없도록 하겠다는 백 년의 약속을 이어가고자 매일 같이 가게 문을 열고 있다고 한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본다.

▶ 흘러간 추억을 모으는 전화기 수집가

춘천의 도심을 걷던 중 길거리에 놓인 오래된 공중전화기를 발견하는 이만기. 알고 보니 그의 창고엔 우리나라 최초의 전화기부터 자개 전화기, 공중전화기 등 근대 역사를 함께한 전화기들만 무려 3천 점이 모여있다고. 이봉재 씨가 쓸모를 잃고 버려지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 하나씩 둘씩 모으기 시작한 게 지금처럼 박물관 수준이 된 거란다. 지금도 매일 창고에 나와 전화기에 쌓인 먼지를 털고 건전지를 갈아 끼운다는데. 옛 전화기들을 구경하며 오랜 추억을 나눠본다.

▶ 손수 키운 농작물로 빵 만드는 파머스 형제

소양강과 북한강이 감싸는 신북읍 율문리 시골길을 걷던 이만기는 길 가던 중 옥수수 작업하는 부부를 발견한다. 토마토에서 오이, 옥수수, 단호박에 수박까지. 6년 전 귀농한 두 아들과 함께 안 하는 농작물이 없다며 자랑하는 소박한 농사꾼 부부.

알고 보니 두 아들은 농사뿐 아니라 베이커리 카페도 운영하는 ‘투잡러’란다. 카페를 하면서 농사를 짓는 건 무슨 이유인가 했더니, 바로 직접 키운 농작물들을 빵과 음료의 재료로 쓰기 위해서란다! 그렇게 나온 인기작이 바로 강원도의 명물, 옥수수를 이용한 크림빵과 춘천 토마토로 만든 베이글이라는데.

사실 IT맨이자 회사원이었던 두 형제가 빵을 만들게 된 배경엔 나름의 애틋한 사연이 숨어있다. 힘들게 농사를 짓고도 늘 제값을 받지 못하는 부모님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던 것. 반면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자신이 걸어온 고생길을 자식들에게도 물려주는 것 같아 늘 안쓰러운 마음뿐이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파머스 가족의 특별한 빵 이야기를 만나본다.

▶ 시인이 된 손두붓집 어머니의 인생 갤러리

한적한 시골길을 걷다 흥겹게 노래를 부르며 콩을 고르고 있는 어머니를 만난다. 일을 할 때면 언제나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는 이 어머니는 올해로 20년 된 서면 손두붓집의 주인장. 운 좋게 어머니의 손맛 가득한 두부 한 상을 맛보게 된 동네지기 이만기, 든든히 배를 채우니 곳곳에 자리한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모두 어머니가 그린 작품이란다 이제는 꽃길만 걸을 손두붓집 어머니의 인생 갤러리를 들여다본다.

아름다운 풍광을 벗 삼아 다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동네. <동네 한 바퀴> [제234화. 간직하고 싶다, 그 여름 - 강원도 춘천] 편은 8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만나볼 수 있다.

뉴스미터 박분도 기자 뉴스미터 박분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