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4일에 방송되는 MBC ‘PD수첩’ 1517회 ‘위험을 삽니다: 레버리지와 청년들’에서는 급등과 폭락을 오간 증시에서 고위험 상품에 뛰어든 2030 투자자들의 손실과 제도적 허점을 추적한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되리라 믿었던 투자가 빚과 생활 붕괴로 이어진 과정도 당사자들의 증언을 통해 공개된다.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투자 열기로 들끓었다. 제작진이 확인한 신규 주식 계좌 가운데 10개 중 4개는 2030 세대가 개설한 계좌였고, 청년 투자자들은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주체로 떠올랐다.
2026 레버리지 광풍 : 치솟은 변동성, 폭주하는 시장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섰고, 제작진이 확보한 자료에서 전체 주식거래 계좌도 1억 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짧은 기간에 빠르게 오르면서 적은 자금으로 더 큰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 심리도 함께 커졌다.
투자 열기에 불을 붙인 상품은 지난 5월 27일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이 상품은 기초 주식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수익이 커지지만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도 같은 배율로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출시 전부터 단일 종목 집중 위험과 지렛대 효과, 장기 보유 때 발생하는 음의 복리 효과를 경고했다. 기본예탁금과 사전교육이 적용됐지만, 제작진의 취재에 따르면 상품은 상장 직후 사흘 동안 약 28조 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단기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을 빠르게 끌어들였다.
그러나 상승장이 끝나자 같은 구조가 손실을 키우는 통로로 바뀌었다. 코스피는 6월 9,000선을 돌파한 뒤 7월 장중 6,000선 아래까지 밀렸고,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됐다.
6월과 7월 사이 일부 레버리지 상품의 낙폭은 평균 60%를 넘었고 최대 80%에 이르렀다는 것이 제작진의 취재 결과다.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은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기초 주가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와도 투자 원금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반복되는 등락 속에서 나타나는 ‘음의 복리’는 단순히 손실이 두 배가 되는 문제와 달랐다. 하락 뒤 같은 비율로 반등해도 줄어든 원금을 기준으로 수익이 계산되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의 계좌는 지속적으로 깎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말하며 제도 도입 과정의 문제를 인정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기본예탁금을 3천만 원으로 높이고 교육 시간을 총 3시간으로 확대했지만,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계좌는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광풍의 직격탄 : 벼랑 끝에 선 2030

시장에 새로 들어온 2030 투자자들은 이번 변동성 장세의 충격을 정면으로 받았다. 근로소득만으로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낀 청년들에게 레버리지는 자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처럼 보였다.
결혼을 앞둔 20대 예비신랑 A씨는 신혼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1억8천만 원을 잃었다. 주거를 준비하려고 시작한 투자가 오히려 결혼 계획과 미래의 생활 기반을 흔드는 손실로 돌아왔다.
학업에 집중하고 싶었던 30대 대학생 B씨는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는 대신 학자금 대출과 카드론을 투자금으로 사용했다. 시장이 급락하면서 B씨에게 남은 것은 수익이 아니라 1천2백만 원의 빚과 상환 부담이었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짧은 기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성공담이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다른 사람은 자산을 늘리는데 자신만 기회를 놓친다는 포모가 커지면서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도 손실 가능성보다 상승 사례에 먼저 반응했다.
조급한 심리를 파고든 주체는 자격 없는 주식 유튜버와 불법 리딩방이었다. 제작진이 취재한 한 리딩방은 연회비 580만 원을 받으면서 회원들에게 “빤스 빼고 다 팔아서 레버리지를 사라”고 권유했고, 위험을 경고하기보다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도록 몰아붙였다.
지난 7월 중순에는 해당 리딩방에서 손실을 본 20대 회원이 운영자를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투자 손실과 유료 자문을 둘러싼 갈등은 계좌 안에 머물지 않고 실제 폭력 사건으로 번졌다.
학교와 가정에서 체계적인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청년들은 복잡한 고위험 상품을 온라인 정보만으로 판단해야 했다. 상품의 일일 수익률 구조와 음의 복리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변동성이 커질수록 손실을 만회하려고 더 위험한 투자를 반복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청년 투자자의 불안을 금융교육 부재와 연결했다. 그는 “레버리지 투자의 위험성을 가르쳐 준 곳이 없다”며 불안한 청년일수록 단기간의 수익을 좇는 선택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024년 대학생 투자자 404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주요 투자정보 경로로 꼽은 응답은 41%였다. 뉴스나 증권사 보고서보다 짧고 강한 온라인 콘텐츠가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상황을 보여준다.
수익 기회를 넓힌다는 명분으로 출시된 고위험 상품은 왜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들에게 집중됐을까? 계층 이동을 꿈꾸며 레버리지를 선택한 2030의 계좌는 제도와 교육의 빈틈 속에서 어디까지 무너졌을까?
레버리지 광풍 속에서 2030 투자자들이 떠안은 손실과 불법 리딩방의 권유, 금융교육 부재의 책임은 8월 4일 화요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되는 MBC ‘PD수첩’ 1517회 ‘위험을 삽니다: 레버리지와 청년들’에서 공개된다.
사진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