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봉우리가 품고 있는 ‘국녕사’에는 조금은 특별한 스님이 있다. 스리랑카에서 온 봉연 스님(32)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그의 곁엔 가족 같은 절 사람들이 있다.
불교국가 스리랑카에서 14살에 출가한 봉연 스님은 16년 전 스승을 따라온 구례 화엄사에서 두 번째 출가를 했다. 어리고 눈물 많던 행자 시절을 거쳐 어엿한 스님이 되기까지, 이방의 수행자에게 한국은 고마운 땅이다.
학창 시절, 아버지처럼 사랑을 준 구례의 선생님, 지난날의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스리랑카 일꾼 마두(25), 모두 한국에서 맺은 부처님의 인연이다.
5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373회~6377회 ‘봉연 스님의 행복한 수행’ 편에서는 부처의 깨달음을 찾아 머나먼 스리랑카에서 북한산 국녕사까지, 봉연 스님의 “행복한 수행”을 따라가 보자.
북한산 산중에 스리랑카 스님이 산다
차로는 들어갈 수 없는 북한산 기슭. 무거운 지게를 지고 산길을 오르는 외국인 스님을 만날 수 있다. 한국 생활 16년 차, 스리랑카에서 왔지만, 이제는 한국이 고향 같다는 봉연 스님(32)은 북한산 국녕사를 지키는 유일한 스님이다.
그런데 이 스님, 범상치 않다. 한국의 대학원에서 불교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고, 사법 통역사 자격에 조경 기능사 자격증까지 갖춘 ‘다재다능 스님’이다. 어느 지역 출신인지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은 더 놀랍다. “전라남도 구례요” 사춘기 학창 시절은 구례의 자연과학고등학교에서 보냈다.
깊은 새벽 도량석으로 아침을 열고, 하루 세 번 경건한 예불로 부처님을 기린다. 그뿐인가, 청소하고 텃밭 가꾸고 연등 달고… 절 구석구석 스님 손길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게다가 짬 날 때마다 모국어인 싱할라어 통역사로 동포들까지 살피니 스님은 24시간이 모자란다. 봉연 스님에게는 분명 특별한 것이 있다.
봉연, 인연을 받들다
봉연 스님의 고향은 홍차로 유명한 스리랑카의 우바다. 스님이 대통령보다 존경받는다는 불교국가에서 어릴 적부터 스님을 동경했던 소년은 14살에 출가했다. 그리고 같은 해, 스승을 따라 운명처럼 먼 이국땅 한국 화엄사로 왔다. 그게 어느덧 16년 전이다.
스님이 된 아들을 자랑스러워했던 아버지는 3년 전 세상을 떠났다. 세속을 등진 승려의 몸이지만, 가족은 언제나 그립고 애틋한 존재다. 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함께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봉연 스님의 마음은 그리움으로 물든다.
스님에게는 챙겨야 할 또 다른 인연이 있다. 바로 국녕사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청년 마두(25)다. 동포 청년인 마두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가난한 유학생이다. 스님은 그 옛날 자신을 돌봐줬던 수많은 인연들을 떠올리며 그때 받은 도움과 사랑을 마두에게 나눠주고자 한다.
외국인 스님이 아닌, ‘봉연 스님’으로
국녕사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인상 좋고 예의 바른 봉연 스님을 보고는 감탄한다. 궂은일도 몸 사리지 않고 열심인 데다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소탈한 면모 또한 스님의 매력이다.
하지만 여전히 수행자로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봉연 스님이다. 얼마 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다른 사찰로 염불 공부를 하러 다닌다. 외국인 스님이기에 한국 스님보다 더 열심히 배움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스님.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제 곧 자신이 처음으로 주관하는 ‘대산신재’가 코 앞이기 때문이다. 일 년에 하루 ‘대산신재’는 부처님 오신 날 다음으로 중요한 행사다. 수많은 신도들 앞에서 기도하고, 행사를 진행해야 하니 부담이 크다.
그런데 하필 목 상태마저 좋지 않아 초긴장, 걱정이 가득하다. 과연 스님은 처음으로 맞는 ‘대산신재’를 무사히 치러낼 수 있을까.
‘자등명 법등명’. 스스로 내면의 불을 밝히고, 부처님 가르침을 등불 삼아 나가라는 석가모니의 말씀을 아로새기며 산다.
스리랑카에서 시작된 출가의 길이 북한산 국녕사에서 다시 이어지는 모습은 수행이 결국 사람과 인연 속에서 깊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처음으로 주관하는 대산신재 앞에서 봉연 스님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수행을 이어갈까.
5월 25일부터 5월 29일까지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 6373회~6377회 ‘봉연 스님의 행복한 수행’ 편에서 오늘도 행복한 수행 일기를 써 내려가는 봉연 스님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