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방송되는 KBS1 ‘걸어서 세계속으로’ 922회 ‘향신료 로드, 스리랑카’ 편에서는 중세 유럽을 뒤흔든 검은 황금 후추와 실론 시나몬의 향기를 따라, 식민 지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스리랑카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인도양의 푸른 진주로 불리는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어 예로부터 후추, 시나몬, 정향 등 향신료가 풍부한 땅이었다. 향신료는 중세 유럽에서 금만큼 값지게 여겨졌고, 스리랑카는 자연스럽게 전 세계 향신료 무역의 요충지로 떠올랐다. 16세기 향신료 무역을 독점하기 위해 포르투갈은 스리랑카를 점령했다. 대항해 시대의 출발점이자 스리랑카 식민지 역사의 시작이었다. 땅이 품고 있는 향(香)으로 인해 시련의 역사를 갖게 된 스리랑카, 그 흔적을 찾아 스리랑카의 보물들을 만나본다.
식민 지배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땅
스리랑카에서 인도양의 거센 바람이 가장 먼저 불어온 도시, 콜롬보. 1505년 포르투갈은 이곳에 처음 닻을 내리고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지배를 확대했다. 이후 네덜란드, 영국이 차례대로 점령하며 스리랑카는 450년이라는 긴 시간 식민 지배를 받았다. 콜롬보 도심에 남겨진 오래된 건축물들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콜롬보 북쪽에 있는 항구 도시, 네곰보에서는 해을 가득 덮은 생선 건조 현장을 만날 수 있는데, 이것 역시 포르투갈 식민 지배 당시 전해진 저장법이라고 한다. 아픈 역사적 배경은 이제 삶이 되어 스리랑카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있다.
인도양의 자연이 빚은 술 ‘라’
따뜻한 열대 기후,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바람, 풍부한 일조량으로 스리랑카 해안가에는 야자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코코넛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을 발효시켜서 만드는 스리랑카 전통술이 바로 ‘라’다. 코코넛 나무 수액은 채취 후 자연 상태로도 발효되는데 알코올 도수가 약 4도 정도 된다고 한다. 이 수액을 얻기 위해 채취꾼들은 최대 30미터까지 자라는 코코넛 나무에 오른다. 한번 나무에 오르면 100그루를 작업할 때까지 내려오지 않는다고 한다. 위험천만한 코코넛 수액 채취 현장을 소개한다.
열강이 탐낸 진짜 시나몬 ‘실론 시나몬’
스리랑카 남부 해안에 있는 갈레는 16세기 포르투갈 식민 지배 당시 지어진 요새화된 도시다. 이후 17세기에 네덜란드는 포르투갈을 몰아내고 갈레를 점령하며 요새를 더 확장하고 강화했다. 이 갈레가 스리랑카산 시나몬 무역을 통제하는 중심 항구였다. ‘실론 시나몬’으로 불리는 스리랑카 시나몬은 매운맛이 강한 일반적인 계피와는 달리 은은한 단맛과 꽃향기가 나는 게 특징이다. 갈레 동쪽에 있는 마타라는 예부터 ‘실론 시나몬’의 산지였다. 이곳에서 생산된 시나몬은 갈레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시나몬을 재배, 생산하는 곳을 찾아가 본다.
검은 황금(Black Gold), 후추
중세 유럽에서 후추는 금과 맞먹는 가치를 지녀 ‘블랙 골드(Black Gold)’라 불렸다. 스리랑카를 식민지와 대항해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핵심 향신료였다. 스리랑카 바둘라는 질 좋은 후추 생산지로 유명하다.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어 일교차가 크고 아침에 이슬이 많아 열매가 더 단단하고 깊은 향을 품고 있다. 덩굴식물인 후추는 기둥이나 다른 나무를 넝쿨처럼 감아 올라가며 자라는데 심고 나서 2, 3년이 지나야 후추 열매를 수확할 수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생후추로 매운 양념을 만들어 밥과 함께 먹기도 한다. 유럽 열강을 매혹시킨, 스리랑카 후추의 매력을 만나본다.
한편, 스리랑카의 ‘실론 시나몬’은 시중에서 흔히 보는 ‘카시아 계피’와 달리 껍질이 얇고 겹겹이 말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운맛보다 은은한 단맛이 강하고,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쿠마린’ 성분이 매우 적어 ‘진짜 시나몬’으로 불리며 전 세계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리랑카의 빛나는 보물을 찾아가는 여정은 1월 24일 토요일 오전 9시 40분에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 922회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