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에 방송되는 KBS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468회에서는 브라질 대선 하루 전,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접전 구도와 치안·미국 개입 논란으로 갈라진 브라질의 현장이 공개된다.
룰라와 플라비우, 대선 하루 전 접전

브라질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는 10월 4일 치러지며, 어느 후보도 유효표 과반을 얻지 못하면 10월 25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여론조사에서는 현재 대통령인 룰라 다시우바와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기관에 따라 수치는 엇갈리지만 두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는 흐름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9월 말 퀘스트 조사에서는 1차 투표에서 룰라 39%, 플라비우 34%로 나타났고,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두 후보가 각각 42%로 동률이었다.
10월 1일 공개된 데이터폴랴 조사에서는 1차 투표에서 룰라 42%, 플라비우 38%로 조사됐다. 결선 가상대결에서는 룰라 48%, 플라비우 45%로 집계되는 등 기관과 조사 시점에 따라 격차가 달라지는 가운데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선거로 통산 4선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쿠데타 모의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27년 3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아버지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이어받은 플라비우가 룰라의 통산 4선 도전을 막을 수 있을지도 이번 선거의 관심사다. 과연 브라질의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까?
브라질 유권자가 꼽은 최대 현안 치안

이번 브라질 대선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치안이다. 지난달 여론조사 기관 퀘스트에 따르면 브라질인의 28%가 범죄, 마약 밀매 등 폭력을 주요 현안으로 꼽았다. 이는 부패 22%, 경제 문제 19%보다도 높은 응답률이다.
해당 조사에서는 보건 문제도 15%를 기록했다. 조사는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16세 이상 브라질인 2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치안 문제가 물가와 경제, 부패 문제를 제치고 유권자들의 가장 큰 걱정으로 떠올랐다는 점을 보여줬다.
지난해 10월에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알레망·펜냐 빈민가에서 대형 범죄 조직 코만두 베르멜류, 즉 CV를 겨냥한 대규모 경찰 작전이 벌어졌다. 이때 경찰과 조직원들은 17시간 동안 총격전을 벌였고, 학교는 문을 닫고 주요 도로가 봉쇄되는 등 주민들은 집에 숨어 있어야만 했다.
수천 명의 경찰이 투입된 작전에서는 조직원 검거와 함께 총기와 마약 압수도 진행됐다. 무장 조직원들이 차량과 장애물로 도로를 막는 가운데 긴 총격이 이어지면서 리우 북부 일대의 일상도 사실상 멈춰 섰다.
결국 이로 인해 최소 12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에는 경찰관 4명도 포함됐으며, 100명이 넘는 인원이 체포되고 다수의 무기와 대량의 마약이 압수됐다.
그러나 기록적인 인명 피해를 놓고 브라질 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조직범죄에 더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반면, 인권단체와 피해 주민들은 작전 과정과 높은 사망자 수를 문제 삼았다. 치안은 단순히 범죄를 줄이는 문제를 넘어 어떤 방식으로 공권력을 행사할 것인지를 둘러싼 대선 쟁점이 됐다.
미주 방패를 둘러싼 안보와 주권 공방
룰라와 플라비우는 치안 강화 공약을 내놓았다. 플라비우는 룰라 대통령이 범죄자들에게 지나치게 온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미주 방패’ 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플라비우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브라질을 미주 방패에 가입시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국제적으로 움직이는 범죄 조직의 자금 흐름까지 추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브라질의 PCC와 CV 같은 조직을 한 국가만의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 플라비우 측의 입장이다.
미주 방패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남미와 카리브 국가들을 중심으로 추진한 안보 협력체다. 참여국들은 마약 밀매와 초국가적 범죄 조직을 공동 대응 대상으로 삼고 미국과 정보 공유, 금융 제재, 공조 수사 등을 추진한다.
브라질은 현재 이 협력체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주 방패 가입 여부는 단순한 치안 공약을 넘어 미국과 어느 정도까지 안보 체계를 공유할 것인지, 범죄조직을 어떤 법적 틀로 다룰 것인지를 둘러싼 외교 문제로도 확대됐다.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간 마약 카르텔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주 방패 참여국들과 함께 총 24개의 범죄 조직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브라질 범죄조직 PCC와 CV도 포함됐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우리는 그 누구의 뒷마당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브라질의 주권을 강조했다. 국경과 국민을 지키는 권한을 외부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 구상과 거리를 뒀다.
룰라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도 경계했다. 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브라질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선거를 둘러싼 외세 개입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룰라 캠프는 선거 광고를 통해서도 플라비우를 ‘트럼프의 후보’로 규정했다. 미국의 보수 정치 세력이 플라비우의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주장했고, 트럼프 측이 브라질을 ‘식민지화’하려 한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맞서 플라비우 측은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의 정보·안보 협력이 브라질의 주권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치안 문제에서 출발한 두 후보의 충돌은 미국과의 관계, 국가 주권, 외국의 선거 영향력 논란까지 이어졌다.
범죄와 치안을 둘러싼 불안, 미국과의 안보 협력, 주권과 외세 개입 논란이 한꺼번에 겹친 가운데 브라질 유권자들은 투표소로 향하게 된다. 대선 하루 전까지 이어진 룰라와 플라비우의 공방은 브라질 사회의 분열을 어떤 모습으로 드러낼까?
치안과 외교·주권 문제까지 맞물린 브라질 대선의 마지막 현장은 10월 3일 토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되는 KBS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468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