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470회 인도네시아 산불 두 달째 동남아 뒤덮은 연무

KBS 1TV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470회에서는 인도네시아를 덮친 산불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동남아를 뒤덮은 연무 피해를 다룬다.

수마트라섬 민가까지 번진 산불

최근 수마트라섬에서는 불길이 민가까지 번지면서 주택 300여 채가 불에 탔고, 주민 5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보르네오섬에 서식하는 오랑우탄들도 서식지를 잃고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로 구조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앞으로 한 달 넘게 산불이 더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산불은 지난 8월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90만 헥타르가 불에 탄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서울시 면적의 약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인도네시아는 2019년에도 대규모 산불로 서울시의 27배가 넘는 지역이 불에 탄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산불 피해는 당시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험 기준 네 배까지 치솟은 대기질

위험 기준 네 배까지 치솟은 대기질

연기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대기 중 미세먼지와 오염 물질이 확산하면서 하늘은 샛노랗게 변하고 멀리 있는 물체는 뿌옇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기질 지수(AQI)는 300이 넘으면 위험 수준으로 분류된다. 지난 한 달 동안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주의 대기질은 매일 위험 단계에 해당됐고, 9월 10일에는 대기질 지수가 위험 기준치의 네 배인 1,142까지 치솟기도 했다.

호흡기 질환 환자도 급증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환자는 27만여 명으로 지난달 11만여 명에서 한 달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산불 연기에 위협받는 주민들의 생계

산불 연기에 위협받는 주민들의 생계

보르네오섬 칼리만탄주에 사는 말리나 씨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두 자녀가 있다. 거리에는 짙은 연무가 깔려 있고 마스크를 써도 숨쉬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녀는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 자녀들의 약을 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두 달 넘게 계속되는 산불에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녀는 “아직 약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계속되면 더 심각한 병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산불 연기는 주민들의 건강뿐 아니라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과자를 팔며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데시아 씨는 야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2주 전부터 장사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산불이 계속되니 나가지 못하고 수입이 없는 상황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국경 넘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까지 퍼진 연무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는 국경을 넘어 이웃 국가들까지 위협하고 있다. 15일 싱가포르의 대기질 지수는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휴교 조치가 내려졌고, 200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는 사이 연무 피해는 국경을 넘어 학교 운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산불이 앞으로 한 달 넘게 더 이어질 것이란 예측 속에 동남아를 뒤덮은 연무는 언제 걷힐까?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