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7일에 방송되는 KBS1 ‘동행’ 579회에서는 새벽마다 김밥 가게에서 엄마를 돕는 11살 건희가 엄마와 함께 5㎞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공개된다.
김밥집 홍보팀장 11살 건희


새벽 5시. 잠든 엄마를 깨우며 11살 건희의 하루가 시작된다. 피곤한 엄마를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믹스커피 한 잔을 타 주는 것이 건희의 첫 일과. 그러고는 엄마와 함께 김밥집으로 출근한다.
아직 깜깜한 새벽길, 건희가 출근 짝꿍을 자처하는 건 엄마를 지켜주고 싶어서다. 지난해 여름, 엄마가 3년을 준비한 끝에 시작한 작은 김밥 가게. 이후 건희는 엄마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가게에 도착하면 엄마도 건희도 바빠진다. 엄마가 재료 준비를 하는 사이 학교 숙제를 마친 건희는 영업 준비를 시작한다. 가게 입간판을 꺼내고, 홍보용 가게 명함에 사탕과 손 편지를 포장하고, 포장 용기에 가게 스티커도 붙이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건희.
심지어 신메뉴 개발에도 진심인 건희는 하교 후, 가게 유니폼을 입고 인근 가게에 시식용 김밥을 돌리기도 한다. 여느 아이들은 시켜도 안 할 일을 나서서 하는 건희.
행여 가게 홍보가 창피하지는 않냐는 질문에 “홍보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잖아요”라고 심지 곧은 답을 한다. 365일 엄마를 돕겠다는 생각뿐인 어린 아들이 기특하면서도 부족한 자신 때문에 철이 너무 일찍 든 것 같아 엄마는 미안함이 앞선다.
일개미 엄마의 뒤늦은 깨달음


건희가 첫돌이 되기 전부터 홀로 키우기 시작했다는 엄마. 아이와 맨몸으로 나와 간신히 버텨오던 그 시절 갑작스레 앞 못 보는 친정아버지와 귀가 불편한 남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며 엄마는 혹독한 생활전선에 던져졌다.
중국집 주방 일부터 파출부, 보험 판매 등 하루 17시간까지 닥치는 대로 일하며 돈 버는 데 매진했던 엄마. 결국 몸도 마음도 지쳐 우울증약까지 먹던 엄마는 발목 인대를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그리고 그 곁을 지킨 건 당시 6살 건희였다.
자신을 간호하는 어린 아들을 보며 돈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엄마. 결국 고민 끝에 5년 전, 가족들과 홍천으로 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돈만 벌어주는 엄마’가 아니라 ‘오늘을 함께 하는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는 삼촌도 생활비를 보태 엄마도 일하는 시간을 줄여가며 건희와의 시간을 늘려가고 있지만, 건희의 머릿속에 새겨진 ‘바쁜 엄마’의 모습은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
학교행사가 있어도 “엄마는 못 오지?”라는 말부터 꺼내는 건희에게 언제쯤 ‘일보다 건희가 최우선인 엄마’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포기를 모르는 거북이 가족의 인생 달리기


문을 연 지 1년 남짓, 엄마의 작은 김밥 가게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매달 적자를 간신히 면하는 수준이지만 엄마는 더 이상 돈 버는 일 때문에 건희와의 시간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건희와 함께 5㎞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했다는 엄마.
세상에서 달리기가 가장 싫었다는 엄마는 고된 생계라는 현실을 잊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다가 마침내 그 한계점을 넘겼을 때 오는 편안함. 엄마는 우리네 인생과도 닮은, 이 달리기의 맛을 건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반면 그저 혼자 뛰는 엄마가 쓸쓸해 보여 함께 달리기로 했다는 건희는 대회 준비를 위해 엄마와 달릴 때면 온 신경이 엄마에게 향한다.
비록 달리기의 매력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엄마와 호흡을 맞춰 함께 뛰는 시간이 행복해 매일 달리고 있다. 목적은 달라도 함께 달리기에 행복한 엄마와 건희.
마침내 시작된 마라톤대회에서 과연 건희와 엄마는 무사히 완주했을까? 돈보다 엄마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건희와 그런 아들과 함께라면 어떤 고비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엄마.
출근길을 함께하던 건희는 이제 달리기에서도 엄마의 짝꿍이다. 두 사람에게 이번 5㎞ 도전은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달콤쌉쌀한 건희네 가족의 인생 달리기를 담은 KBS1 ‘동행’ 579회는 10월 17일 토요일 오후 6시에 방송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