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299회 닛뽄 중독 세대

다큐 인사이트 299회 닛뽄 중독 세대
다큐 인사이트 299회 닛뽄 중독 세대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 새벽부터 욱일기를 앞세워 행진하는 청소년들이 기미가요를 제창한다. ‘천황(일왕) 폐하 만세’를 외치며 과거의 강한 일본을 동경하는 이들.

10월 15일에 방송되는 KBS1 ‘다큐 인사이트’ 299회 ‘닛뽄 중독 세대’에서는 장기 경기 침체와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일본의 젊은 세대가 극단적인 이념에 빠져드는 모습을 조명한다. 애국심과 단일 민족을 강조하며 일본을 가리키는 말, ‘닛뽄(닛폰, にっぽん)’. 이들이 외치는 ‘닛뽄’은 무엇을 향하고 있을까.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16세 소년, 일본 우익의 새로운 세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16세 소년, 일본 우익의 새로운 세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16세 소년, 일본 우익의 새로운 세대

“(일본이 식민지 통치 당시 조선에) 도로도 건설해 주고 상하수도 시설도 만들어 줘서 말라리아도 줄었습니다. 학교도 지어 주고 문맹률도 낮춰줬잖아요. 일본이 없었다면 당시 한국인들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었습니다.”

  • K군 / 중·고생 우익 단체 회원(16세) –

도쿄의 우익 집회에서 만난 K군은 한국 국적의 16세 소년이다. 어린 시절 일본으로 이주한 그는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다.

K군이 속한 중·고생 우익 단체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의 헌법을 되살리고 일왕을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스쿠니 신사에서 기미가요를 제창하고, 사상 학습에서는 무력을 통한 영토 분쟁 해결까지 논의한다.

성인 우익 단체와도 긴밀히 교류하며 과거 우익 테러를 일으킨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제지를 받을 만큼 과격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애국심을 앞세워 점점 과격해지는 청소년들과 이들을 부추기는 기성 우익 세대, 그리고 불안이 깊어진 일본 사회. 어린 학생들을 극단적인 사상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일까.

장기 경기 침체가 낳은 불안, 외국인에게로 향하는 분노

장기 경기 침체가 낳은 불안, 외국인에게로 향하는 분노
장기 경기 침체가 낳은 불안, 외국인에게로 향하는 분노

“일본인들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외국인만 계속해서 더 우대하고 고용해 주려고 하잖아요. 오히려 일본인 차별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 B군 / 청년 우익 단체 회원(20세) –

장기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일본의 젊은 세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랜 취업 준비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스무 살 B군. 그가 분노하는 대상은 뜻밖에도 외국인들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데 한몫하고 있지만, B군은 오히려 일본인이 차별받고 있다고 믿는다.

SNS에서 이민 반대 주장을 접하며 자신의 생각을 굳혀가는 B군. 도쿄에서 열린 우익 집회에서는 직접 확성기를 들고 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한다.

한때 강대국이었던 일본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청년. 그가 외치는 ‘일본인 최우선’에는 어떤 불안과 분노가 담겨 있을까.

‘일왕을 위한 죽음’의 실상, 16세 소년병이 100세가 되어 전하는 전쟁의 기억

‘일왕을 위한 죽음’의 실상, 16세 소년병이 100세가 되어 전하는 전쟁의 기억
‘일왕을 위한 죽음’의 실상, 16세 소년병이 100세가 되어 전하는 전쟁의 기억

“특공대원이 출격해서 전사하면 모두 ‘신’이 돼서 야스쿠니 신사에 묻힌다고 하잖아요.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시 특공대원들 사이에서는 그저 ‘개죽음’이라고 했으니까요.”

  • 도리야 구니타케 / 전 특공대원(100세) –

80여 년 전에도 ‘강한 일본’을 외치던 소년들이 있었다. 태평양전쟁 당시 소년비행병들의 사진과 유품이 남아 있는 다치아라이 평화기념관. 그곳에서 발견한 조종 휘장의 주인공은 올해 100세가 된 도리야 구니타케 씨다.

적 함선을 향해 비행기를 내리꽂는 훈련을 받았던 그는 지금도 당시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잊히지 않는 것은 출격을 앞두고 “죽고 싶지 않아”라고 털어놓던 친구의 모습이다. 그 친구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일왕을 위한 영광스러운 죽음이라 배웠던 청춘들의 마지막은 어떠했을까.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은 도리야 씨는 100세가 된 지금도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전한다.

“젊은이들이 이 사실을 조금이라도 기억해 주면 좋으련만.” 80여 년 전의 비극의 교훈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다는 도리야 씨. 그러나 일본의 시민활동가들은 식민 지배의 역사가 학교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는 생존자의 바람은 오늘날 다시 ‘강한 일본’을 외치는 청소년들에게 닿고 있을까.

‘일왕을 위한 죽음’의 실상, 16세 소년병이 100세가 되어 전하는 전쟁의 기억
‘일왕을 위한 죽음’의 실상, 16세 소년병이 100세가 되어 전하는 전쟁의 기억

2026년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여전히 ‘천황(일왕) 폐하 만세’가 울려 퍼진다. 1940년대 전쟁 당시의 기록과 오늘날 욱일기를 들고 행진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교차한다.

도리야 구니타케 씨는 돌아오지 못한 친구를 기억하며 젊은 세대가 그날의 비극을 알기 바란다. 그의 바람은 야스쿠니 신사에서 과거의 일본을 동경하는 청소년들에게 닿을까?

80여 년이 흘렀어도 반복되는 구호와 과거의 비극이 일본에 남긴 교훈은 10월 15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KBS1 ‘다큐 인사이트’ 299회에서 조명된다.

사진 : KBS 1TV ‘다큐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