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기다리던 가을이 찾아온다!
산에는 딱 두 달 딸 수 있는 황금빛 열매가 열리고,
열매를 따기 위해 20m 높이의 나무를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다에서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고소한 전어 떼가 돌아와,
전어 떼를 쫓아 한바탕 추격전이 벌어진다.
첫 단풍이 시작되는 강원특별자치도 오대산은 연지곤지 색을 찍고,
낙동강이 흐르는 하회마을에서는 450년 전통의 불꽃 비가 흩날린다.
짧아서 더욱 귀한 지금,
산부터 바다까지-
노랗게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로 떠나본다.
10월 19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익어가는 가을’ 1부에서는 경기도 가평의 잣나무 숲을 찾아 20m 높이의 나무에서 잣송이를 털어내는 46년 경력의 배인택 씨와 귀한 잣으로 잣손두부를 만드는 부부의 가을 이야기가 공개된다.
20m 잣나무에 올라 황금빛 잣송이를 터는 배인택 씨

가을이 찾아오면 가평의 깊은 산속에는 특별한 ‘날다람쥐’가 나타난다. 그 정체는 무려 20m 높이의 잣나무를 거침없이 오르내리는 46년 경력의 배인택 씨다.
배인택 씨는 신발에 뾰족한 승족기를 달고 잣나무에 오른다. 승족기로 나무를 콕콕 찍어가며 올라간 뒤 12m 길이의 장대를 뻗어 옆 나무에 매달린 잣송이를 털어낸다.
작업이 이루어지는 높이는 아파트 7층에 해당할 정도다. 아찔한 나무 꼭대기에서 장대를 움직여 잣송이를 떨어뜨리는 과정에는 오랜 경험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힘들게 나무를 올라갔다 내려온 뒤에도 작업은 끝나지 않는다. 바닥에 떨어진 잣송이를 일일이 주워야 하기 때문이다. 높은 나무 위에서의 수확을 마쳐도 잣송이를 수거하느라 쉴 틈이 없다.
단단한 잣송이에서 얻어낸 고소한 잣 알맹이

힘겹게 털어낸 잣송이는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다. 잣송이를 탈곡기에 넣어 알맹이를 분리하고, 햇볕에 나흘가량 말린 뒤 껍질까지 벗겨내야 비로소 익숙한 잣의 모습이 드러난다.
잣나무 꼭대기에서 시작해 여러 손질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깊은 숲의 잣이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1kg에 무려 15만 원에 이르는 가격이지만 수확과 가공 과정을 지켜보면 그 값어치를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귀하게 얻은 잣으로 가을의 풍미를 담은 별미를 만드는 부부도 만난다. 부부가 만드는 음식은 잣이 듬뿍 들어간 잣손두부다.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가마솥에 장작불을 피우고 어릴 적부터 어깨너머 배운 손맛으로 두부를 정성껏 만든다. 오래된 가마솥과 장작불, 손으로 익힌 조리법이 어우러져 특별한 두부가 완성된다.
두부 켜켜이 잣 알맹이가 박혀 있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귀한 잣이 알알이 들어간 잣손두부는 고소한 풍미를 가득 품고 있다.
잣두부로 만든 전골도 빼놓을 수 없다. 고소한 두부에 고소한 잣의 맛이 더해져 한 입 뜨는 순간 입안에 가을의 풍미가 가득 퍼진다.
산에서 수확한 잣이 여러 손길을 거쳐 식탁 위의 별미로 완성된다. 가평의 잣나무 숲에서 시작된 여정은 가을의 황금 보물을 맛보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가마솥에서 완성한 잣손두부와 따뜻한 전골은 높은 잣나무에서 시작된 긴 수확 과정의 결실을 보여준다. 20m 나무 꼭대기에서 어렵게 얻은 잣은 어떻게 가을의 맛으로 완성될까?
가평 잣나무 숲에서 펼쳐지는 배인택 씨의 아찔한 잣 수확과 탈곡·건조 과정,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가마솥으로 만드는 잣손두부와 잣두부 전골의 이야기는 10월 19일 월요일 오후 9시 35분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익어가는 가을’ 1부에서 공개된다.
사진 : EBS1 ‘한국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