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미식은 SNS의 화려한 사진과 자극적인 영상으로 부풀려진다.
하지만 진짜 맛있는 한 끼는 손이 아니라 발로 완성된다.
하루 수만 보를 걷고 달린 사람들의 발바닥이 곧 별점이다.
바다 한가운데 머물며 밤새 통발을 걷어 올리는 진도의 꽃게잡이 선원들,
장 전날부터 밭을 오가며 오일장 좌판을 채우는 순천의 어머니들.
네 시간을 달려 작은 섬 민박집 밥상 앞에 앉는 여행자들,
산골 절집 텃밭과 산자락을 누비며 가을 공양을 차리는 세 비구니 스님,
오백 킬로그램 바이크로 소백산 고갯길을 넘어 가마솥 앞에 모이는 라이더들,
화려하지 않아도 배부른, 발바닥이 찾아낸 진짜 맛을 만난다.

10월 13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발바닥 미식기행 2부에서는 박희읍 어머니의 도라지 손질부터 명태 대가리전과 팥죽을 나누는 순천 아랫장 풍경을 따라가는 여정이 공개된다.

순천 승주의 박희읍 어머니에게 장날은 하루 앞서 시작된다. 낫을 지팡이 삼아 밭으로 올라가 도라지를 캐고 토란대와 고구마순을 거둔다. 장에 내놓을 것들을 밤새 손질하는 일도 빠지지 않는다. 막내아들이 세 살 때부터 40여 년 동안 아랫장에서 돈을 벌어 자식들을 키웠다.


장 전날 텅 빈 아랫장에서는 또 다른 준비가 이어진다. 명태 대가리전을 부치는 전집과 2대째 팥죽집을 지키는 자매가 손님 맞을 채비를 한다. “아파도 장날엔 아프면 안 되고, 죽어도 장날엔 죽으면 안 된다.” 장을 지켜온 이들의 삶이 담긴 말이다.

장날 새벽 박희읍 어머니가 가져온 도라지는 바로 앞 식당에서 무침으로 바뀐다. 40년 넘게 함께 장을 지켜온 동무들은 배달된 팥죽 한 그릇을 나누며 하루를 이어간다. 밭에서 좌판으로, 다시 식탁으로 이어지는 순천 아랫장의 발품과 맛을 만난다.
팥죽 한 그릇을 나누는 장터의 풍경은 수십 년 쌓인 발품의 결실이다. 순천 아랫장의 한 끼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담겨 있을까?

박희읍 어머니의 도라지 손질부터 명태 대가리전과 팥죽을 나누는 순천 아랫장 풍경은 10월 13일 화요일 오후 9시 35분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발바닥 미식기행 2부에서 공개된다.
사진 : EBS1 ‘한국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