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과학 103화 대칭,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취미는 과학 103화 대칭,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좌우가 똑같으면
무조건 대칭이라고 할 수 있을까.

10월 2일 방송되는 EBS1
‘취미는 과학’ 103화에서는
우리가 흔히 데칼코마니 정도로 생각했던
‘대칭’의 의미를 완전히 넓혀본다.

얼굴에서 시작한 질문은
방정식과 분자,
시공간과 우주를 거쳐
천재 수학자 갈루아의 군론까지 이어진다.

얼굴이 대칭이면 정말 더 아름다울까

이날 방송에는 MC 데프콘과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우충완 교수,
광운대 화학과 장홍제 교수,
과학 커뮤니케이터 항성이 함께한다.

이들이 만날 전문가는
인하대 수학과 송용진 교수다.

첫 질문은 어렵지 않다.

사람의 얼굴이 좌우 대칭에 가까울수록
더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정말 사실일까.

제작진은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취미는 과학’ 출연진의 얼굴을
정확히 반으로 나눈다.

그리고 왼쪽 얼굴만으로 만든 대칭 사진과
오른쪽 얼굴만으로 만든
또 다른 대칭 얼굴을 완성한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완벽하게 좌우가 맞아떨어지면
더 자연스럽고 아름다울 것 같았지만
공개된 얼굴은 오히려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든다.

같은 사람의 얼굴인데도
한쪽을 기준으로 완벽한 대칭을 만들자
전혀 다른 인상처럼 보인다.

익숙했던 얼굴 대칭 실험은
곧바로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칭은
정말 좌우가 똑같은 것뿐일까.

데프콘 “대칭은 그냥 데칼코마니 아니에요?”

수학 이야기가 시작되자
데프콘은 긴장부터 한다.

그리고 가장 솔직한 질문을 던진다.

“대칭은 그냥 데칼코마니 아니에요?”

보통 대칭이라고 하면
종이를 반으로 접었을 때
양쪽 모양이 맞아떨어지는 그림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송용진 교수의 설명은
그보다 훨씬 넓은 곳으로 향한다.

대칭은 눈에 보이는 모양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방정식에도 대칭이 있고,
숫자와 수학적 구조에서도
대칭을 찾을 수 있다.

핵심은 단순히
‘양쪽 모양이 같다’는 데 있지 않다.

어떤 대상을 움직이거나,
돌리거나,
뒤집거나,
일정한 규칙에 따라 변형했을 때도
본질적인 성질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 안에서 대칭을 찾을 수 있다.

즉 대칭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무엇이 바뀌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바뀌지 않는가’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회차 제목 역시
‘대칭,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다.

모양에서 방정식으로 확장되는 대칭

송용진 교수의 설명이
모양을 넘어 방정식으로 확장되자
데프콘의 표정도 달라진다.

수학에서 대칭은
복잡한 문제를 정리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된다.

모든 경우를 하나씩 계산하기보다
어떤 변화를 줘도
같게 유지되는 구조를 찾아내면
문제 전체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설명을 하는 송용진 교수는
오랫동안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을 이끌어온 수학자다.

전문 분야 역시
위상수학을 비롯해
공간과 구조를 연구하는 수학이다.

설명이 조금씩 깊어지자
데프콘은 결국
“교수님, 여기는 영재 학습반이 아닙니다!”라고 외친다.

어려운 수학을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붙잡으려는
데프콘의 반응이 웃음을 만들지만,
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대칭이라는 개념도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오른손과 왼손처럼 닮았지만 겹쳐지지 않는 분자

대칭은 수학을 벗어나
화학으로도 이어진다.

장홍제 교수가 소개하는 개념은
‘카이랄성’이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예는
오른손과 왼손이다.

두 손은 서로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닮았다.

하지만 오른손을 아무리 돌려도
왼손 위에 모든 부분을
완벽하게 겹쳐놓을 수는 없다.

분자에도 이처럼
자신의 거울상과
완전히 포개지지 않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 성질을 카이랄성이라고 한다.

눈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는 구조라도
공간에서 어떻게 배열돼 있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닐 수 있다.

화학에서 대칭을 보는 시선이
단순히 예쁜 모양이나
좌우 균형의 문제가 아닌 이유다.

분자의 입체 구조를 이해하는 데도
대칭과 비대칭은
중요한 언어가 된다.

물리학은 우주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다

이번에는 항성이
대칭의 무대를
시공간과 천체까지 넓힌다.

물리학에서도 대칭은
자연을 이해하는 중요한 원리다.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위치가 달라져도,
시간이 흐르거나
방향이 달라져도
그 안에서 일정하게 유지되는 법칙은 무엇인지
계속 질문하기 때문이다.

수학에서 구조를 찾던 대칭이
화학에서는 분자의 입체 배열로 나타나고,
물리학에서는 자연법칙과
시공간을 이해하는 관점으로 확장된다.

처음에는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수학자의 방정식,
화학자의 분자,
물리학자의 우주가
‘변화 속에서도 남는 것’이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5차방정식에 다른 질문을 던진 갈루아

대칭 이야기는
19세기의 천재 수학자
에바리스트 갈루아에게로 향한다.

수학자들은 오랫동안
5차방정식의 해를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공식을 찾으려 했다.

2차방정식에는 근의 공식이 있고,
3차와 4차방정식에도
근을 표현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렇다면 5차방정식에도
같은 방식의 공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었다.

갈루아는 이 문제를
다른 방향에서 바라봤다.

답을 직접 하나씩 구하는 대신
방정식의 근들을 서로 바꿨을 때
어떤 관계가 유지되는지에 주목했다.

어떤 치환은 가능하고,
어떤 구조는 그대로 남는지
살펴본 것이다.

이 시선은 방정식을
숫자의 계산 문제에서
구조의 문제로 바꾸기 시작했다.

“군론, 귀엽군!”에서 시작하는 현대 수학

갈루아가 연구한
근들의 치환과 구조는
훗날 현대 수학의 중요한 분야인
군론으로 이어졌다.

‘군론’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데프콘은 곧바로
“군론, 귀엽군!”이라는
농담을 던진다.

처음에는 이름으로 웃었지만
설명을 듣는 동안
데프콘 역시 그 원리에 빠져든다.

복잡하게 움직이고 바뀌는 것처럼 보여도
그 변화들을 일정한 규칙으로 묶으면
그 안에서 유지되는 구조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칭의 핵심 질문이
다시 등장한다.

바뀌는 것 속에서
무엇이 변하지 않는가.

갈루아의 삶은
그의 수학만큼 극적이었다.

자신의 연구를 담은 논문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고,
젊은 나이에 결투에 나섰다가
2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짧은 삶에서 남긴 생각은
이후 수학의 방향을 크게 바꿨다.

얼굴의 좌우 대칭에서 시작해
분자와 우주,
5차방정식과 군론까지 이어지는 103화.

우리가 대칭이라고 불러온 것은
단순히 똑같이 생긴 두 부분이 아니라
세상이 변하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남아 있는 구조를 찾는
하나의 과학적 언어가 아닐까?

‘취미는 과학’ 103화
‘대칭,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는
10월 2일 금요일 오후 10시 50분
EBS1에서 방송된다.

사진 :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