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웬 떡이냐 2부 산사엔 떡 마를 날 없네

한 해의 땀방울이 풍요로운 결실로 맺어지는 계절
햅쌀이 나고 콩과 팥, 깨와 밤까지 제철 먹거리 가득하다
방앗간마다 갓 거둔 곡식으로 가장 고소하고 찰진 떡을 빚어내고
모락모락 김 나는 떡 한 시루로 이웃들과 찰진 정을 나누니
땅이 내어준 최고의 선물, 그야말로 ‘웬 떡’이다
가을 수확의 기쁨 속에서 팔도의 다채로운 우리 떡과
그에 얽힌 삶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10월 27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웬 떡이냐 2부에서는 부산 범어사 대성암의 도토리떡과 충북 음성 미타암의 쑥개떡, 쑥콩송편을 통해 산사에서 이어져 온 떡과 나눔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추억을 가져오는 천년 도량의 도토리떡

추억을 가져오는 천년 도량의 도토리떡

산사에는 사시사철 떡 마를 날이 없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이자 수행자들의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으로 떡은 산사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별미다.

부산 금정산 자락을 따라가면 천년 도량 범어사가 나온다. 범어사 거의 맨 꼭대기에는 성공스님이 50년 넘게 지켜온 대성암이 자리하고 있다.

성공스님은 오래전 노스님과 함께 만들어 먹었던 도토리떡을 가을이면 다시 빚는다. 이제는 젊은 스님들과 함께 도토리떡을 만들며 그 비법을 전수한다.

직접 뜯은 쑥으로 만드는 미타암의 쑥개떡

직접 뜯은 쑥으로 만드는 미타암의 쑥개떡

충북 음성 함박산 자락의 작은 암자 미타암에는 20년 가까이 홀로 수행 중인 운성스님이 계신다. 직접 재배한 작물을 활용해 오랫동안 사찰음식을 만들어 온 스님이다.

운성스님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도 한 번 맛보면 똑같은 맛을 구현해 낼 만큼 타고난 요리 솜씨를 지녔다.

가을을 맞아 만드는 떡 가운데 하나는 쑥개떡이다. 직접 땀 흘려 뜯은 귀한 쑥으로 반죽하고 손목이 시큰할 만큼 치대어 만든다.

재료를 구하고 떡을 빚는 모든 과정에 많은 수고가 필요하지만 운성스님은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떡을 만든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산사의 특별한 떡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산사의 특별한 떡

산사에서 떡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으로도 쓰인다. 정성스럽게 만든 떡을 불전에 올리는 모습에서 산사의 오랜 음식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부산 범어사 대성암과 충북 음성 미타암에서는 각각 도토리와 쑥을 활용한 떡을 만든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손질하고 떡을 빚는 과정에 스님들의 정성이 담겨 있다.

수행자의 출출함을 달래주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도 떡은 산사 생활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

자연이 떨어뜨린 도토리, 필요한 만큼만 줍는다

자연이 떨어뜨린 도토리, 필요한 만큼만 줍는다

가을이 찾아오자 성공스님은 소쿠리를 들고 젊은 스님들과 함께 대성암 밖으로 나선다. 도토리를 줍기 위해서다.

산에서 얻은 도토리는 도토리떡의 재료가 된다. 성공스님은 자연이 떨어뜨린 도토리를 자연에 해가 가지 않을 만큼만 주워 떡을 만든다고 말한다.

필요한 만큼만 자연의 재료를 얻어 음식을 만드는 방식이 도토리를 줍는 과정에도 담겨 있다.

금정산 범어사 대성암, 성공스님의 50년 세월

금정산 범어사 대성암, 성공스님의 50년 세월

부산 금정산 자락에 자리한 범어사 대성암은 성공스님이 50년 넘게 지켜온 곳이다. 성공스님은 한국 사찰음식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범어사에서 개최한 사찰음식 만찬회에 초청된 세계유산위원회 위원들에게 한국의 사찰음식을 대접하기도 했다.

성공스님이 가을마다 만드는 도토리떡에는 오래전의 기억이 담겨 있다. 노스님과 함께 디딜방아에 올라 도토리를 빻던 시절이다.

그때 함께 만들어 먹던 도토리떡을 이제는 젊은 스님들과 빚으며 만드는 방법을 전한다. 오래전의 추억까지 함께 떠올리는 시간이다.

스님과 보살들이 함께 빚는 떡, 미타암의 나눔

스님과 보살들이 함께 빚는 떡, 미타암의 나눔

미타암에서는 운성스님의 떡 공양이 이어진다. 직접 재배한 작물을 이용해 오랫동안 사찰음식을 만들어 온 운성스님은 이번에도 손수 구한 재료로 떡을 준비한다.

운성스님은 직접 뜯은 쑥을 이용해 쑥개떡 반죽을 만들고 손목이 시큰할 정도로 치댄다. 떡을 빚는 자리에는 스님과 보살들의 손길도 더해진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작업이지만 떡을 만들 때 떠올리는 것은 맛있게 먹을 사람들이다. 수고로움을 나눔의 기쁨으로 바꾸는 것이 운성스님의 떡 공양이다.

한입 크기로 빚은 쫀득한 쑥콩송편

한입 크기로 빚은 쫀득한 쑥콩송편

운성스님은 쑥개떡과 함께 쑥콩송편도 만든다. 서리태를 넣고 딱 한입 크기로 빚은 쑥콩송편을 찜기에 넣어 쪄낸다.

쑥으로 만든 반죽과 서리태가 어우러진 쫀득한 쑥콩송편은 직접 구한 재료로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이다.

운성스님에게 이 떡은 나누기 위한 떡이다. 맛있게 먹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만드는 과정이 곧 나눔의 기쁨으로 이어진다.

범어사 대성암의 도토리떡에는 노스님과 함께했던 추억이, 미타암의 쑥개떡과 쑥콩송편에는 다른 사람들과 나누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자연의 재료로 빚은 산사의 떡은 어떤 맛과 이야기를 전할까?

성공스님의 도토리떡과 운성스님의 쑥개떡, 쑥콩송편에 담긴 산사의 추억과 떡 공양 이야기는 10월 27일 화요일 오후 9시 35분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 웬 떡이냐 2부에서 공개된다.

사진 : EBS1 ‘한국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