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산업의 상용화를 가로막던 핵심 리스크 중 하나인 ‘사고 책임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다. 최대 100억 원 보장 수준의 전용 보험 체계가 마련되면서 산업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K-자율주행 협력모델’에 따라, 자율주행 실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사고당 최대 100억 원, 연간 300억 원 규모의 보상 체계가 구축된다. 이는 기존 실증 단계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배상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업은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가 불명확하고 보험 상품도 표준화되지 않아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아왔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이나 기술 중심 기업의 경우 보험 설계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모델에서는 보험사가 단순 보장 기능을 넘어 ‘리스크 관리 파트너’로 역할이 확대된다.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분석, 사고 예방 컨설팅, IT 보안 컨설팅 등 기술 기반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면서 보험이 산업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되는 구조다.

또한 전담 콜센터와 고객 창구 운영을 통해 가입부터 사고 대응, 보상까지 일괄 처리되는 원스톱 체계가 구축된다. 이는 자율주행 기업 입장에서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고 대응 속도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보험의 역할 변화’라는 측면에서 해석하고 있다. 기존의 사후 보상 중심에서 벗어나, 사고 예방과 데이터 기반 위험 관리까지 확장되는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자율주행 산업의 성패는 기술 완성도뿐 아니라 ‘리스크를 얼마나 제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번 협력모델은 그 해답을 보험과 데이터, 플랫폼의 결합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율주행이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 ‘신뢰’가 먼저라는 점에서, 이번 보험 체계 도입은 산업 전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 PIXABAY)
유두현 기자 yoyo5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