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실했던 중견기업의 자회사 우창코넥타 노동자들이 단 1분 만에 파산과 집단 해고를 통보받으며 기획 파산 의혹이 일고 있다.
4월 10일 방송되는 추적 60분 1451회에서는 우창코넥타 파산 사태의 숨겨진 이면과 위장폐업 의혹을 집중 조명한다.
우량 기업이 한순간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된 과정과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회계 처리의 실체를 낱낱이 들여다볼 예정이다.
자동차 전자장치 및 전장 부품 전문 건실한 중견기업인 ‘모베이스전자’는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 그러나 이듬해 1월 22일, 이 회사의 자회사인 우창코넥타는 파산 선고를 받는다.
“저희는 파산 신청한 걸 모르고 있다가 1월 22일(파산 당일)에 알았어요.
모든 게 그냥 1분 만에 말 한마디로 끝났어요. 그날”
- 김민정 / 노조 지회장·입사 12년차 –
차량 핸들의 핵심 부품인 SRC(Steering Roll Connector)를 생산하며 관련 특허도 여럿 가지고 있던 우량한 중소기업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우창코넥타 단전·단수되던 날


파산 선고 18일 뒤, <추적60분> 제작진은 우창코넥타를 찾았다. 하루아침에 해고된 인원은 사무직 15명과 생산직 65명. 그런데 생산직 직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회사에 나오고 있었다.
“철수는 할 수 없죠. 기계가 반출되고 이러는 순간
저희는 끝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설비를 모베이스전자가 가져가서 다른 데 세팅하고 돌려버리면
저희는 그냥 이대로 끝인 거잖아요”- 김민정 / 노조 지회장·입사 12년차 –
파산 선고 당일, 직원들은 평소처럼 출근해 근무 중이었다. 그러자 파산관재인이 나타나 근로관계가 정리되었음을 안내했고 며칠 뒤 회사는 단전·단수되었다. 노동자들은 파산과 해고에 관한 어떤 사전고지도 없었다고 말한다. 우창코넥타 노동자들은 모회사의 설비 반출 시도를 막기 위해 단전·단수된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다.
우창코넥타 직원들은 이 모든 것이 의도적으로 계획된 파산이라고 주장한다.
의도적인 기획 파산인가


10년, 20년 이상 장기근속이 많은 우창코넥타 직원들. 동료들 간 끈끈하고 벌이도 좋았던, 이상적인 직장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우창코넥타는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매출 확 떨어지고 부채비율도 늘어난다. 해당 시기는 우창코넥타가 모베이스전자에 인수되었던 해다.
9월 인수 이후 우창코넥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매출 원가율은 평균 100%를 상회했다. 문제는 매출처가 모기업인 모베이스전자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우창코넥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모기업이 결정하는 구조였다.
“모베이스전자가 돈 되는 건 다 뺏어갔거든요”
- 김민정 노조 지회장·입사 12년차 –
우창코넥타의 자회사 ‘가흥화창(중국)’은 과거 수년간 총 130억 원의 배당을 주던 회사였다. 모기업 모베이스전자는 이런 알짜 자회사를 우창코넥타로부터 74억 원에 매입했다.
결정적으로 이후 건물을 제외한 모든 유형자산을 0원 회계 처리했다.
“실물은 남아 있어요. 실물은 남아 있지만
“이 기계 돌려봐야 우리는 이익 안 날 거야”라는 뜻이죠
최소한 이 시점에서 회사 경영진은
“앞으로 이익 안 날 거야”라고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모든 재무제표가 다 나빠집니다
결국 파산으로 가는 전철이 되는 거죠“
- 장석우 / 공인회계사·변호사-
우창코넥타 경영진은 회사 내부 자산을 한순간에 0원으로 처리해 부채비율을 높였다. 이것이 파산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모든 건 회계상 가능하고 합법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그해 우창코넥타의 부채비율은 5,663%를 기록했다. 우창코넥타는 다음 해에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고 결국 파산 선고로 이어졌다.


”아이도 커서 나중에는 어느 회사를 들어가든 간에
또 노동자가 될 거 아니에요
그 때 저 같은 상황이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나중에 커서 직장을 다닐 때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 장소라 / 입사 14년차 –
우창코넥타의 노동자들은 이 파산이 기획된 파산이고, 위장폐업이라고 주장한다. 기업이 채무를 변제받고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하기 위해 파산 절차를 이용한 것이라 말한다. 노동자들은 일하던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파산 선고에 대해 항고한 상황이다.
모베이스전자 측은 우창코넥타가 실질적 지배력을 상실한 관계기업이라며 파산은 자회사의 독자적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퇴직금 48억 원과 협력업체 미지급금 등 총 169억 원에 달하는 채무를 지적하며 즉시항고장을 제출하고 거리에 나서 강경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의 합법적인 회계 처리가 노동자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짚어보며, 기획 파산 의혹을 받는 이번 사건의 책임 소재가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