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는 출근합니다> 다양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장애인 고용률...선진국 독일의 경우는?

8월 24, 2023 - 10:10
<오늘도 우리는 출근합니다> 다양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장애인 고용률...선진국 독일의 경우는?
<오늘도 우리는 출근합니다> 다양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장애인 고용률...선진국 독일의 경우는?

<특집다큐>

<오늘도 우리는 출근합니다>

다양한 제도에도 불구하고 미미한 장애인 고용률...선진국 독일의 경우는?

장애인 고용의 새 지평을 연 ‘지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무엇?

방송 : 2023년 8월 27일 (일) 오후 11시 20분 KBS 1TV

국내 등록 장애인 264만 명, 경제활동 연령인 15~54세 장애인의 수는 약 67만 명. 그중 경제활동을 하는 장애인은 2022년 기준 38%에 불가하다. 특히 장애인 고용률은 36.4%로 전체 고용률의 절반 수준이다.

일자리는 누구에게나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중요한 의미가 된다. 다양한 장애인 고용제도와 정책, 사회 인식의 변화에도 여전히 높은 장애인 고용의 장벽, 장애인 고용 활성화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국내의 장애인 고용 성공사례 현장과 우리보다 앞서 장애인 고용을 고민해 온 독일의 제도와 사례를 통해 장애인 고용 확대 방안을 모색해 본다.

▶우리에겐 특별한 동료가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김경수 씨(26)는 매일 출근해 건물의 청소업무를 맡고 있다.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1년 넘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매일 출근부터 업무지원을 해주는 특별한 동료, ‘근로지원인’ 이영주 씨가 있기 때문이다. ‘근로지원인제도’는 중증장애인 근로자가 장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 근로지원인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한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태연 선생님(51)은 마흔 살 넘어 선생님이 됐다. 올해로 8년 차인 김태연 선생님은 30년 전 장애 판정받은 시각장애인이다. 옆에서 업무를 지원해 주는 장애교원 근로지원인 덕분에 수업 준비, 수업, 행정업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행복하게 일하는 김경수 씨와 열정 가득한 김태연 교사를 만나본다.

▶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만난 발달장애인 도경호 씨(27)가 입사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모회사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춰 설립한 회사다. 무엇보다 장애인들이 할 수 있는 직무를 찾아 설립한 회사, 650여 명이 넘는 직원 중 장애 직원 수는 300여 명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들은 같은 승진제도와 근로조건으로 일한다.

발달장애인의 고용을 목표로 11년 전 문을 연 ‘ㅂ’ 발달장애인 표준사업장에 매일 아침 동료와 출근하는 발달장애인 정병준 씨(31). 그리고 시각장애인 유석영 씨가 청각장애인 15명과 지체장애인 1명이 모여 만든 수제화 회사의 작업 현장을 담는다

▶ 이름뿐인 ‘장애인 의무고용율’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인 민간기업은 전체 근로자의 3.1%, 공공기관은 3.6%를 장애인 근로자로 구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벌금 형식의 부담금(부담 기초액-최저임금의 60%)을 내게 정해져 있다. 지난해 고용부담금액은 전년대비 10.5% 증가한 8,585억 원! 장애인 고용부담금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다. 매년 늘어나는 고용부담금만큼 미달고용인원도 늘어난다.

장애인 고용 대신 부당금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60%로 낮게 책정된 부담금의 기준금액을 꼽는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적게 들어간다는 판단에서다. 한편, 여야가 함께 ‘고용부담금 기준을 상향하기 위한 법 개정안’ 공동 발의를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고용부담금의 하한선인 부담 기초액을 ‘최저임금의 100%’로 상향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음 달 ‘장애인 고용법’ 개정 토론회가 열린다.

▶ ‘장애인 고용 선진국’ 독일을 가다

독일은 법으로 근로자 20인 이상 사업주는 근로자의 5%(일부 연방정부기관 6%)를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올해 초 독일은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다시 한번 상향 조정을 결정했다.

독일 베를린 박물관 안에 있는 ‘R’레스토랑. 90명 직원 중 반이 장애인직원이다. 함께 어울려 일하다 보니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없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장애직원과 일을 하고 있다는 매니저 앙겔리카 뤼어(66) 씨는 함께 일하는 장애 직원 로미오 마자무나(24) 씨를 친한 동료 외에 다른 수식어를 붙이지 않는다. 함께 일하다 보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일은 취업을 원하는 성인 장애인뿐만 아니라 청소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각각 운영되는 장애인 직업훈련기관이 있다. 적십자 직업훈련기관은 청소년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원예, 자동차 정비, IT분야 등 6가지 전문분의 24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훈련기관의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기업과 연계되어 실시하고 있는 현장훈련(인턴십)이다. 독일 현지 전문가의 인터뷰와 독일의 장애인 고용 노력과 장애인 직업전문훈련기관 훈련생들의 사례를 통해 독일 장애인 고용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 안녕하세요 정직원 이지원입니다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사무용품 포장을 하는 이곳, 최근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지분투자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현재 발달장애인 54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분투자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을 직접 고용할 여력이 되지 않는 기업들이 일정 지분을 투자해 지분 비율에 따라 장애인 고용을 인정받는 형태이다.

이곳에서 근무 중인 발달장애인 이지원 씨(25). 정직원이 되어서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게 꿈이었다는 그녀는 이곳에서 정직원이 되었다. 지난달, 발달장애인 직원 100%가 정직원이 되었다.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지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이지원 씨의 직장생활을 담는다.